운명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사용사업자 선정이 31일 오전에 결정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시 비공개로 진행되는 전체회의를 열고,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사실, 종편 및 보도PP 선정은 미디어에서는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관심이 있어할지는 의문입니다. 정말 미디어쪽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종편 이슈는 KBS의 수신료 인상 이슈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출사표를 낸 사업자들이 태광을 제외하고는 언론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조중동 등 해당 언론사들은 사운이 걸린 일이니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참여하지 않는 언론사들은 종편 및 보도 사업자 수에 따라 내년 먹거리가 줄지도 모르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부에서 말하는 '미디어 빅뱅'이 아니라 언론사간 인력 이동 의미의 '미디어 빅뱅'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종편 사업자 선정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기준을 넘기면 모두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나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종편이 1개 정도면 큰 무리 없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지만 2개 이상이 될 경우 모두에게 고난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방송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광고가 필수입니다. 광고를 집행할 기업들은 예산을 늘릴 생각이 없는데 나눠 먹자는 곳, 그것도 단가가 엄청난 방송사들이 등장할 경우 신규 사업자나 기존 사업자 모두 힘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떠도는 소문은 3+1, 4+1 입니다. 절대평가로 진행되니 4개가 아니라 기준을 넘기면 모두를 해줘야 할 판입니다. 이정도 숫자가 되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동안 종편 선정은 정치적 논란이 많았습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부터, 조중동 등 보수 언론들에게는 모두 종편이라는 선물을 줄 것이라는 등.

탈락한 사업자들도 나올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 여당 등과 관련해 비판적인 기사에 인색했던 탈락 언론사들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입니다.

일단은 몇개의 사업자가 나올 것인가, 누가 탈락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그리고 나온 사업자들의 역량과 전략 및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들 신규 종편 및 보도PP의 등장이 과연 국내 방송산업의 질적향상, 글로벌 미디어그룹 육성 등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일들입니다.

오랜 기간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사업자 선정이 이뤄집니다. 심사결과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태광 및 언론사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우리 미디어 산업에도 축복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2010/12/30 17:09 2010/12/30 17:09
오늘 오후 다소 놀라운 보도자료를 받았습니다.

국무총리실에서 진행한 정부기관 정책만족도 평가 결과 방송통신위원회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번 정책만족도 평가는 정부 정책의 최종 고객인 국민이 직접 평가한 만족도 결과를 반영한 것인데요. 방통위는 63.60점으로 전체 평균 59.40점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조사항목별로 정책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적정성'과 '민주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아한 것은 방통위 정책의 '민주성'이 높다라는 것입니다. 방송법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시장경제를 표방하면서도 이상한 가이드라인으로 사업자를 압박하는 방통위가 민주적이라니...

'민주성'이라는 부분은 상당히 주관적입니다. 정치적 견해가 엇갈릴 수록 적용하는 잣대는 다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민주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자세히 보니, '민주성' 설문내용은 "정책수립ㆍ집행과정에서 고객의 의견수렴 및 공개와 소통을 통한 정책 협조노력 정도" 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민주'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최근 방통위는 한 매체의 기자가 쓴 책(미디어 카르텔, 저자 이은용 전자신문 기자)때문에 난리입니다. 방통위가 어떻게 미디어를 장악하려는지를 실명을 거론하며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목차와 들어가는 글만 읽어보아도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방통위에는 '민주성'을 찾아볼 수 없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기 상임위원들의 임기가 몇달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방통위는 1기 상임위가 합의제를 근거로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 상당히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왔다는 자평을 내렸습니다.

3 : 2라는 구조, 숫자가 많은쪽이 절대적인 권력을 갖는 구조가 과연 민주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정치적 이슈가 쌓여있는 기관에서는 말입니다.

내년에는 2기 상임위가 출범합니다. 어느 분들이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1기 상임위가 내내 지적받던, 제대로된 산업의 진흥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2010/12/21 16:41 2010/12/21 16:41
무선인터넷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윙크(Wireless Internet Number for Contents WINC) 접속 서비스가 시행된 지 만 8년이 넘었지만 WINC 주소체계는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윙크 서비스는 2002년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무선인터넷 사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번호를 통해 접속하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복잡한 영문 인터넷 주소대신 간편한 숫자로 한 번에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자는 취지였지만 아직까지는 영문인터넷 주소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경우 윙크 체계로 접속하려면 369를 누르고 네이트나, 매직앤, 이지아이 등 핫키를 누르면 됩니다. 네이버처럼 황금번호(?)를 확보한 곳은 이용자들 기억에 쉽게 남을지 모르겠지만 여타 사이트들은 오히려 영문 주소보다 더 복잡한 곳도 많습니다.

KCC건설의 WINC 주소는 52296753#11 입니다. KCC건설의 도메인주소는 www.kccworld.net 인데요. kccworld를 보면, K는 키패드 숫자가 5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알파벳과 숫자를 매치시켜서 5229673이라는 번호주소가 나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단 숫자 주소를 유추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WINC 주소를 검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WINC 주소 정책을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WINC 주소가 1355입니다. 웹주소가 http://www.kcc.go.kr/이니 KCC에 해당하는 번호 522가 WINC 주소이어야 하지만 이미 522 주소를 사용하는 곳이 있어 대표 전화번호 1355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방통위의 WINC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가 운영하는 WINC 홈페이지(http://www.winc.or.kr/)에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WINC 번호와 모바일 브랜드만으로 검색이 가능하지만 방통위는 모바일 브랜드가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나 KCC로 검색을 해도 WINC 주소는 알수가 없습니다. 많은 정부부처, 기업 등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방통위 WINC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명색이 WINC 정책을 관장하는 곳이 썰렁하다못해 왜 운영하는지조차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서비스 시작 이후 8년이 넘도록 WINC 활성화 정책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현재 WINC 주소를 갖고 있는 업체 및 기관은 4300여곳에 불과합니다.

지난 2008년 옛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통신3사가 공동으로 '오픈넷'을 구축, WINC 검색을 넣었지만 실제 들어가보면 WINC 주소 검색 노출은 안돼있습니다. WINC 주소체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취지였지만 3년이 다되도록 효과는 미미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제 방통위는 ▲‘0’으로 시작하는 번호 ▲한 자리번호 ▲특수번호 개방 ▲스마트폰 전용 앱 개발 ▲번호회수제도 마련 등의 계획 등 WINC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정책을 관장하는 곳 조차 부실하게 운영을 하는데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의문입니다. 때되면 한번씩 건드려주는 것은 아닌지, 방통위 스스로가 먼저 WINC 사이트 활성화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2010/12/01 14:38 2010/12/01 14:38
010번호통합과 관련해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01X 가입자에게 010 번호이동 없이 한해 3년간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010 번호통합 안건은 다음 주 방통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어제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010 번호통합과 관련해 인터뷰를 했는데요. 전반적으로 질문이 왜 하는가, 3년의 의미, 그러면 끝까지 전환하지 않는 가입자들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일단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분석, 영향 등은 나름 유추해볼 수 있겠지만 3년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는 사실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여러 방안 중 어느 것이 최적의 대안이냐는 질문에도 콕 찍어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소비자, 정부, 사업자의 입장 등을 개별적으로 듣다보면 다 공감이 가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번호통합과 관련해 무수히 많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부나 사업자의 의견은 배제하고 소비자 단체의 입장만을 전개해 보겠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명확하게 짚어주는 분과의 인터뷰를 대화식으로 전개해보려 합니다. 인터뷰어는 물론 저구요. 인터뷰이는 통신 이슈와 관련해 극강의 파워를 자랑하는 녹색소비자연대의 전응휘 상임이사 입니다.


나 : 3년간 한시적으로 01X 가입자들에게 3G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안이 가능성 높게 검토되고 있는데요?

전응휘 이사 : 그 방안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거 몰라요? 약관에 반영해서 3년 뒤에는 번호통합을 하겠다는 건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불공정 약관이라는 이유로 소송할 생각입니다.

나 : 불공정 약관으로 소송을 건다구요?

전 이사 : 우리나라에는 약관규제법이 있어요.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약관을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불공정약관으로 제동을 걸면 됩니다. 그러면 방통위는 번호자원 고갈이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습니다. 한시적 허용도 약관규제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허용이 안되는 거에요.

: 또 하나의 대안인 01X 번호표시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이사 : 번호표시제는 부가서비스로 봐야 합니다. 그게 어떻게 정책적 대안입니까. 방통위가 규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국가가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 물론 강제통합은 반대하시겠죠?

전 이사 : 특정시점에서 강제통합하겠다는 것은 차라리 방통위 입장에서 검토는 할 수 있겠지만 한시적 3G 허용이나 01X 번호표시제는 아예 논의자체가 이뤄져서는 안되는 겁니다.  

나 : 최근 YMCA, 통합반대운동본부에서 이미 010으로 전환한 가입자들에게 01X 번호를 돌려주자는 의견을 냈는데요. 하지만 방통위는 번호는 소멸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전 이사 : 번호이동정책이 무엇입니까. 번호를 바꾸지 않고 이동하는 정책입니다. 왜 지금 시점에서 불공정한 차별정책을 펴야 합니까. 아마 1년 미만 소비자들은 바꾸려고 하려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오래전에 바꾼 사람 상당수는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원한다면 원래 번호를 돌려줘야 합니다. 당연히 01X 가입자가 늘어나겠지만 방통위가 궁극적으로 추진하는 번호통합정책과는 관계가 없어요.

나 : 방통위 정책과 관계가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죠? 그리고 방통위는 가급적 빨리 010으로 번호를 통합하려고 하는데 그걸 허용할 가능성은 없어보이는데요.

전 이사 : 방통위는 번호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그럼 왜 번호자원이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01X 가입자에게 3G를 허용하되 앞으로 번호를 양도나 이전하는 것을 막아놓으면 방통위가 원하는 010 통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됩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소비자들의 불만도 없어지고 01X 번호는 자연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나 : 01X 가입자들은 소위 우량가입자들이 많죠. 특히 SK텔레콤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만약 3G 서비스를 허용하게 되면 가입자 유치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보이는데요.

전 이사 : 자꾸 3G를 허용하면 KT에 유리하네, SKT에 불리하네 이런 얘기들만 나오는데 사업자 측면에서만 보면 안되는 겁니다. 번호이동정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번호를 유지하면서 사업자를 바꾸는 겁니다. 010 가입자는 번호를 바꾸지 않고 이동하는데 01X 가입자는 그렇지 못해요. 명백한 이용자 차별이고 정책의 취지가 잘못 적용된 것입니다. 자신들이 정책을 잘못 폈는데 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킵니까?

나 : 전반적으로 방통위의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이사 : 방통위는 번호이동정책이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안을 보면 정말 정책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하는 것인지 한심스럽습니다. 정책을 함부로 바꾸면 여러 피해가 생깁니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거죠. 우리 소비자들이 착해서 피해보상청구를 안해서 그렇지 문제가 많습니다.

이상 전응휘 이사와의 대화를 정리해봤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이사의 의견도 타당성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때문에 앞날이 더 험난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저기서 불만, 반대의 소리가 쏟아져 나오겠죠. 가급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ps : 예전에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다”라고 말한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2010/08/25 10:36 2010/08/25 10:36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이동통신 사업자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일명 가상이동망사업자(MVNOㆍ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라고 하는데요. 이동통신망이 없는 사업자가 이통사(지금까지는 SK텔레콤만이 의무제공사업자입니다)의 네트워크를 빌려서 서비스하는 형태입니다.

즉, SK텔레콤은 망을 빌려주는 도매상이 되는 것이고 MVNO 사업을 희망하는 온세텔레콤이나 KCT 등은 소매상이 되는 것입니다.

온세나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매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더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온세텔레콤이나 KCT는 SK텔레콤에 비해 자금력, 서비스 경쟁력, 인지도 등 뭐하나 앞서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 사업자들이 어떻게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까요.

결국, 예비 MVNO사업자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이통사보다 훨신 저렴한 요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 예비 MVNO 사업자들도 이통사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요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비 MVNO 사업자가 요금을 싸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도매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통신요금이 100원이라면 MVNO 사업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요금을 80원 미만으로 떨어트려야 합니다.

도매가격이 얼마에 형성되느냐에 따라 MVNO 사업자가 요금을 80원으로, 60원으로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재판매 도매대가 어떻게 산정되나

때문에 MVNO 도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도매제공 할인율입니다.

도매대가 산정 기준은 이렇습니다.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을 원칙으로 하는데 "대가 산정은 도매제공의무서비스의 소매요금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해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가 돼있습니다.

따라서 소매요금은 회피가능비용을 제외한 회피불가능비용과 이윤이 합산됩니다.

여기서 회피가능 비용이란 기간통신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아니할 때 회피할 수 있는 관련 비용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예비 MVNO 사업자는 무선설비를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무선설비는 피할 수 없는 비용이 됩니다. 무조건 MVNO가 MNO에게 지불해야 합니다. 반면 유선설비를 갖추고 있을 경우에는 회피가 가능합니다.

KCT나 온세텔레콤이나 일정부분 유선설비는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설비가 하나도 없는 사업자라면 모든 설비를 SKT에게 빌려야 하기 때문에 도매대가가 비싸질 수 있겠죠.

하여튼 이러한 것들을 감안해서 도매제공 할인율이 결정되는 셈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30% 수준에서 할인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비 MVNO 사업자들은 30% 수준으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폭적인 요금할인이 담보돼야 성공할 수 있는 MVNO 사업 구조상 60%는 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나지게 도매대가가 싸게 책정될 경우 수많은 MVNO 사업자가 등장, 오히려 시장질서를 깨트릴 수 있고, 이는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0/07/28 15:11 2010/07/28 15:11
양문석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모습으로 방통위 첫 전체회의 데뷔전 마쳤습니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 안건에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였던 SBS 월드컵 단독중계 징계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그 동안 방통위의 중재 및 시정조치에도 불구, 결국 남아공 월드컵 중계는 SBS의 단독중계로 마무리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 방송 3사간의 갈등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방통위는 SBS가 정당한 사유없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19억7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방송사에 부과된 과징금 중 사상 최고 금액입니다.

관련기사 : 방통위, 월드컵 단독중계 SBS에 19.7억 과징금

물론, SBS 역시 할말이 많죠. 이미 전날인 22일 서울행정법원에 방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황입니다. 월드컵 단독중계는 방통위, SBS, 그리고 KBS 및 MBC 등 서로의 입장과 견해가 다 제각각인 사안이었습니다.

때문에 그 동안 치열한 논쟁이 있었고, 이날 과징금 부과 역시 상임위원들간에 이견이 갈렸습니다.

하지만 이날 양문석 상임위원의 발언을 보면 정책과 규제를 집행하는 결정권자로서는 상당히 부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과징금 부과를 반대한 양 상임위원의 주장은 타당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과징금 액수 결정과 관련한 논의에서 양 상임위원은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다고 논의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자신과 다른 입장도 존중했어야 했고 의사결정권자로서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과징금 부과 반대 입장에서 얼마를 내라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까지 끌고 온 과정에서 방통위의 중재무능이 드러났으므로 규제기관으로서의 자책이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애초에 개입하지 말든가 실패했으면 위원회 책임이 고려돼야 한다"

과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시절의 발언이라면 모를까 정책과 규제 방향을 결정하는 차관급의 인사의 발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방통위가 독임제가 아니라 이견을 좁혀가는 합의기구임을 감안하면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서 대의(大義)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자신의 철학과 주장을 명확히 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정책과 규제가 아닌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더욱 합리적으로 설득을 시켜야 합니다. 민주당에서 양 상임위원을 추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2010/07/23 16:11 2010/07/23 16:11
홈쇼핑 채널 사업자들이 종합유선방송사(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용은 늘어나고 있지만 홈쇼핑 사업자들의 수익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왜그럴까요?

30일 방통위가 발표한 방송사업자들의 2009년 재산상황 현황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광고수입이 크게 줄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종합유성방송사업자(SO)와 채널사업자(PP)는 매출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PP들의 경우 처음으로 방송매출 점유율에서 지상파를 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 PP 방송매출, 지상파 앞섰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PP들 중에서도 홈쇼핑 사업자들입니다.

PP들의 경우 MSO의 수신료 분배비율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익개선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5개 사업자가 전체 PP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8% 입니다.

홈쇼핑 사업자들의 매출 증가율은 23.2%였고 일반PP들은 4.5% 였습니다. 보도전문 채널들의 매출은 오히려 6.9% 감소했습니다.

유독 홈쇼핑 채널 사업자들의 실적이 좋은 이유는 왜일까요?

특히, 5개 홈쇼핑 사업자 모두 홈쇼핑 송출수수료, 즉 SO들에게 주는 채널 사용료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급수수료 역시 증가세입니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홈쇼핑 사업자들의 매출 및 이익도 역시 상승세입니다.

결국, 홈쇼핑 방송에 나오는 기업들의 과도한 수수료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통 홈쇼핑에서 물건을 팔 경우 수수료는 판매액의 15%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제작비는 별도이고 이런저런 제반비용을 포함하면 실제 기업들의 지급규모는 더 늘어나게 됩니다.

2009년 방통위 국감자료를 보면 홈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는 34% 였습니다. 지난해 진성호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실제 판매수수료가 56%에 이른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한 바 있습니다.  

이런 엄청난 수수료 덕분에 경기침체에도 불구, 홈쇼핑 채널들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이들로부터 송출수수료를 받는 SO 역시 동반성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SO들이 5개 홈쇼핑 사업자들로부터 받은 송출수수료 규모는 무려 4092억원입니다. 전년에 비해 14.5%나 늘어났습니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물건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좋은 번호, 즉 지상파 사이사이에 위치한 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SO들에게 지불합니다. 개별적으로 계약을 하다보니 좋은 번호에 대한 경쟁이 붙을 수 밖에 없어 매년 송출수수료는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늘어나는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결국 방송에 나오는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을 만들어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소기업 홈쇼핑채널 도입은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있는 상황입니다.

규제를 제대로 해 기존 홈쇼핑을 활성화 시키자는 주장이 있고, 중소기업 및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또한 종편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채널 연번제, 황금채널 등 특혜가 발생할 수 있어 중기 전용 홈쇼핑 설립은 정치적인 논쟁으로 확대된 상황입니다.

지난 25일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은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정기국회개시(9월) 이전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방통위가 허가해주지 않으면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은 등장할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 공정경쟁 등을 위해서는 기존 홈쇼핑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거나 제대로 된 중소기업 전용 채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정 사업자만 배불리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에게 판로를 열어주고 비용을 줄여 소비자가 더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정 사업자들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방통위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상황입니다.

2010/06/30 18:41 2010/06/30 18:41
14일 오후 3시50분경 방통위 기자실에 서병조 방송통신융합정책실 실장(1급)이 방문했습니다.

이유는 정든 방통위를 떠남에 있어 그 동안 친분있던 기자들과 공무원 신분으로서는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서병조 실장은 항상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 였습니다. 국회에서 가끔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거나 방통위 전체회의 등에서나 가끔 경직된 표정을 지을뿐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곤 했습니다.

오늘도 환하게 웃는 얼굴로 기자들과 악수하며 "자유인이 되는 것을 축하해달라"고 말하고 역시 웃는 얼굴로 문을 나섰습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라는 노랫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이번에 서병조 실장을 보냈으니 조만간 이기주 기획조정실 실장과도 인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두 실장 모두 꼭 1년만에 방통위를 떠나게 됐습니다.

서, 이 실장은 다음달부터는 한 로펌으로 출근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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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조, 이기주 실장은 59년생 동갑내기로 상대적으로 실장진급이 빠른 편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전 젊은 실장의 등장은 기존 실장의 자리를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니 선배들의 용퇴로 후배들의 약진이 이어졌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당시 설정선 융합정책실장과 이명구 기조실장이 후배인 서병조, 이기주 실장을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했습니다. 이유는 승진자는 많은데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다시 서병조, 이기주 실장이 같은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기약할 수는 없지만 현재 방통위 조직체계가 계속 이어진다면 두석의 방통위 실장 자리는 계속해서 1년 단위로 바뀔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장 승진이 곧 용퇴를 의미하는 구조가 돼버렸습니다. 실장 승진이 이제는 나가야 할때로 인식될 지경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방통위 구조상 어쩔 수 없습니다. 고위직 인사에 숨통을 틔울만한 통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통부 해체 이후 이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장들은 1년되면 알아서 나가줘야 하고, 파견 나간 국장들이 들어오면 안에 있는 국장들은 밖에 나갔다 와야 되고...

59년생 우리나이로 52세. 능력있는 공무원이 용퇴하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입니다.

웃는 얼굴로 자유인이 되는 것을 축하해달라고 했지만 정말 축하할 수는 없네요. 언제까지 아랫돌 빼 윗돌 메우기식의 인사가 이어질지 걱정입니다.

PS) 포스팅하려고 하니 이기주 실장이 인사하러 왔네요. 역시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 이외에는 건넬 말이 없습니다.
2010/06/14 17:03 2010/06/14 17:03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테트라 월드 콩그레스(TWC 2010)'에 다녀왔습니다.

테트라 월드는 전세계 테트라 커뮤니티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올해는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의 미래(The Future of Critical Communication)'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테트라(TETRA)는 디지털화된 무전기를 연상하면 될텐데요. 3G, 와이맥스 등의 이동통신 기술과는 달리 정부조직, 경찰, 소방 등 공공안전 용도로 최적화 돼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테트라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통합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테트라 진영의 선두주자인 모토로라의 임원진과 모토로라 테트라 장비로 시스템을 구성한 해외 사이트들의 임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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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최대 관심사는 우리나라의 국가통합망(Government Radio Network GRN) 중단에 대한 모토로라의 견해와 이미 테트라 기반의 통합망을 구축한 세계 여러 기관들의 입장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통합망 구축 사업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GRN 표준 기술로 테트라를 선정하고 사업구축방안을 마련했지만 독점, 과도한 사업비, 미흡한 재난통신운영절차(SOP) 등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으로 사업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페이 텍 모 모토로라 AP EMS 사장은 한국의 GRN 중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왜 한국 정부가 프로젝트를 중단했는지 물어보고 싶다"라고 반문했습니다.

페이 텍 모 사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이슈, 즉 가격, 독점 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업비의 경우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독점과 관련해서는 "모토로라처럼 한국에 많이 기여한 벤더가 없다"는 말로 대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의 대화에서는 테트라 진영의 입장만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 대안과 해결점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베스트 사이트로 분류되는 홍콩 경찰청 CIO와 세계 최대 테트라 단일망을 운영하고 있는 에어웨이브(Airwave)사의 임원, 아일랜드 공공안전망을 운영하는 테트라 아일랜드 대표 등과의 인터뷰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용과 관련해서 이들 사이트들은 ▲이기종망 운영보다는 단일망 구축이 비용효과적이며 ▲독점 문제는 완벽한 SOP 준비와 명확한 계약 관계 이행 ▲신뢰할 수 있는 재난안전망 구축에 우선 가치를 둘 것 등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테트라 고객이라는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모토로라가 지분을 참여해 아우소싱하는 기업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덴으로 망을 운영하는 곳도 있고, 이기종망 연동을 꾸준히 추진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디서 다른 얘기,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테트라를 비롯해 아이덴(iDEN), 와이맥스 등이 국가통합망 기술로 거론되고 있으며 투자규모, 망 운영 효율성, 경쟁성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독점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비용도 절감시켜야 하고, 그러면서도 효율성은 높여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기술적으로 왈가왈부(曰可曰否) 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GRN 사업이 조속한 시일내에 재추진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GRN 구축이 논의돼왔는데 이미 처음 논의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변질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GRN을 구축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엄격한 SOP(재난통신운영절차)를 통해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2010/05/30 13:56 2010/05/30 13:56
010 번호 통합을 놓고 찬반양론이 뜨겁습니다.

일단 정부(방송통신위원회)는 지속적으로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강제통합이 될지, 특정 시점에서 일괄적으로 통합을 할지, 아니면 시장 자율에 맡겨 완만하게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정부정책 폐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점진적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고 KT와 LG텔레콤은 조속히 추진하자는 입장이어서 상충된 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용자들 중 01X 가입자들은 당연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설문조사를 했는데 01X 가입자의 93%가 지금 사용하는 번호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반면, 010으로 바꾼 가입자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통합을 하던 안하던 모든 사업자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워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번호통합 정책이 왜 등장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미래예측을 잘못 한 것인지 정책실패인지는 현시점에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가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동통신 식별번호 어떻게 결정됐나

국내 통신서비스의 번호체계 원칙은 서비스별 식별번호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국가가 식별번호체계로 서비스를 구분하는 방식이며 번호로 사업자를 구분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유선전화처럼 KT,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처럼 사업자를 번호로 구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동통신은 번호로 사업자를 구별을 합니다. 011은 SK텔레콤, 016 KTF, 019 LG텔레콤 등으로 말이죠.

원래 이동전화용 식별번호는 011이었습니다. 94년까지는 이동전화용 식별번호는 011 하나였으며 사업자도 한국이동통신(KMT, 현재 SK텔레콤)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입자 번호는 011-NYY-YYYY(N : 2-9, Y: 0-9)이런 형태로 구성되는데 계산하면 011 번호로는 800만명밖에 수용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2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017이라는 식별번호를 부여하게 됩니다. 한국이동통신이 국번호 첫자리의 2~8의 국번호를 지역별로 구분해 사용했기 때문에 신규사업자용 블록을 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이용자번호를 8자리(국번호 4자리)로 확장해 복수 사업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안도 검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동통신은 당시 이동전화 단말기의 메모리칩이 3자리 식별번호와 가입자 번호 7자리 모두 10자리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단말기 교체비용이 막대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94년에 2010년과 같은 통신환경을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식별번호 부여가 사업자 선정 이후에 이뤄짐에 따라 신규 선정된 사업자와 충돌이 불가피했고 사업자 주장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현실입니다.  

◆010 전신 018…또 한번 통합 기회를 놓치다

1997년 PCS 사업자의 등장으로 이동통신 번호 정책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정부는 제2 이통사업자에 017 식별번호를 부여하게 됐던 경험을 비추어 사업자 선정 이전에 PCS 식별번호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96년 번호체계개선전담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검토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전담반 의견과 공청회 주장은 PCS 3개 사업자에 대해 공통의 식별번호(018)를 부여하고 가입자번호는 8자리(NYYY-YYYY)로 부여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제안됐습니다.

사업자별로는 국번호를 달리 쓰는 방안이 제시됐으며 이 경우 각 사업자는 1000만명의 가입자 수용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당시 한국이동통신의 011과 신세기통신의 017도 향후 018로 통합하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만약 당시 이 방안이 통과됐다면 당시로서도 사회적 비용을 치루었겠지만 번호자원의 안정적 조기확보와 함께 브랜드 고착화, 공정경쟁문제 해소 등 010 번호부여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던 대부분의 정책 효과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시 PCS 사업자들은 이동전화와 PCS가 주파수만 달리하는 동일한 서비스인데 기존 이동전화(011, 017)보다 1자리가 많은 식별번호를 배정하는 것은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발했습니다.

또한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 역시 011, 017을 018로 흡수한다는 방침에 대해 과거와 마찬가지 이유, 즉 단말기의 메모리 칩이 10자리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11자리 018로 바꿀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반대했습니다.

당시 KISDI에서 이동통신 번호정책에 관여했던 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시에는 이동전화와 PCS를 018로 통합하는 것이 공정경쟁 확보, 이용자 편익증진, 번호자원 확보 등의 근거로 가장 타당한 대안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무르익은 010시대…20% 불씨 어떻게 해소할까

정부는 또 한번 과거의 교훈을 되새김질하며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에서는 공통식별번호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010이라는 식별번호를 부여합니다.  

010의 등장으로 비로소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번호이동성의 제공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원래 번호이동성제도는 90년대 중반에 검토됐지만 5개의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판단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정책입니다.

또한 정부는 3G 식별번호인 010의 등장으로 인해 향후 이용자들이 3G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자연스럽게 2G와 3G를 포괄하는 이동통신서비스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근거로 정통부는 최초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의 대상을 3G로 한정했습니다. 010 식별번호는 4자리수(010-NYYY-YYYY)이기 때문에 총 8천만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인구수를 초과하기 때문에 모든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셈이죠.  

010의 안착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됐습니다. 무엇보다 2위 사업자인 KT(당시 KTF)는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011브랜드를 희석시키고 010으로 빠르게 전환시켜 저대역 주파수(800MHz) 이점을 감소시키는 절실했습니다. 때문에 KTF는 2008년 2분기에는 창사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할 만큼 3G 전환에 공을 들였습니다. 당시 기억에 한 KTF 관계자는 “우리에게 실탄이 더 있었다면 더 갔을 것”이라고도 말한 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강한 KTF의 공세에 SK텔레콤 역시 3G 가입자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었고 LG텔레콤의 리비전A에도 010 번호가 부여되면서 올해 2월을 기준으로 010 가입자는 80%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01X 가입자 20%를 남겨놓고 여전히 문제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몇 안남은 01X 가입자 때문에 2G망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010 전환을 서두른 KT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번호통합을 단행하기를 희망하고 있죠.  

비록 011 브랜드가 과거에 비해서는 희석됐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가입자들이 011이라는 번호를 유지하기 위해 SK텔레콤에 남아있는 것도 후발사업자 입장에서는 편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난 16일 열렸던 ‘010 번호통합 정책토론회’에서도 정책 효과 달성과 관련해서는 SK텔레콤과 KT와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반면 여전이 2G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 입장은 다릅니다. 여전히 011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타 사업자들의 유혹에도 자발적으로 남아있는 우량 고객들이기 때문이죠. 이들 가입자들이 ‘스피드 011’가치를 상실하는 순간 어느 이통사로 옮길지 모르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서 번호통합은 가능한 4G 활성화 시점까지 늦추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현재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1300만명에 달합니다. LG텔레콤 전체 가입자보다 훨씬 많습니다. 충분히 망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의 숫자입니다.  

방통위는 일단 정책적 측면에서 010으로 통합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관건이겠죠.

일괄 통합 이냐 순차 통합이냐

이처럼 010 번호 가입자가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80%를 넘어서면서 번호통합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KT와 LG텔레콤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011브랜드 지배력을 해소하고 네트워크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속한 시일내 010 통합을 외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역시 2G 가입자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동통신 기술이 3G를 넘어 4G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기술방식이 다른 3개의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G가 상용화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때문에 1천만 이상 가입자를 일괄적으로 010으로 변경하는 것은 SK텔레콤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SK텔레콤은 순차적인 번호통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점은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010 번호통합 정책토론회’에서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01X) 가입자가 50만명 이하일 경우에는 정부와 논의를 통해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마지노선을 제시합니다. 이 정도 되면 일괄통합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남은 것은 방통위의 결정입니다. 방통위도 정책폐지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제통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80%가 넘으면 무조건 강제통합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는 게 방통위 공식 입장입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주장처럼 가입자 50만명 등 대부분이 010으로 전환한 이후 일괄 통합을 할 것인지, KT나 LG텔레콤의 주장대로 조속한 시일내 일괄통합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010 통합방안 시나리오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2G망 운영비효율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시장자율에 의한 자발적 번호전환이 중단되는 시점에 통합하는 것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2G망 운영비효율이 먼저 발생할 경우에는 사업자쪽에서 유인이 생기기 때문에 시장자율로 완전통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생가능성 역시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발적 010전환 중단이 먼저 발생할 경우에는 번호통합과 사업자 이해가 상충하기 때문에 시장자율에 의한 번호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ISDI의 수요예측에 따르면 2012년 3분기 010 가입자는 90%를 돌파하고 2014년 3분기에 95%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또한 2014년이면 사업자들이 4G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4G 초기 투자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4G 서비스 출시가 2G 중단과 맞물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방통위는 현재 세부계획을 마련 중에 있으며 폭넓은 검토가 필요한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업자는 모르겠지만 강제적이던 일괄적이던 간에 통합정책은 01X 가입자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당근을 제시해야 되겠조. 미리 010 번호로 전환한 가입자들에게는 역차별이기 때문에 다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일전에 방통위 고위 공무원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군요. 과연 방통위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방통위 정책은 6월경에 나온다고 합니다.
2010/03/17 15:03 2010/03/17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