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도 이런 손해가 없습니다. 무려 8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누적 매출액은 불과 279억원입니다. 가입자는 6만1000여명에 불과합니다.

이 숫자는 바로 지난 SK텔레콤의 지난 2006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비스를 해온 와이브로 성적표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 7년간 사업을 해왔습니다.

성적표는 민망하다못해 안스러운 수준입니다. 2월말 기준으로 총 투자비 8373억원, 가입자 6만1000명, 누적매출액 279억원 입니다. 2005년 당시 SK텔레콤은 주파수 할당대가로 정부로부터 1170억원을 부과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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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로부터 돈을 내고 주파수를 빌려 사업해서 돈을 벌어야 할 판인데, 재료값(주파수)도 못건진 셈입니다. 주파수 할당대가 및 누적 투자비와 누적 가입자수를 단순 계산하면 1인당 가입자 유치에 무려 1500만원 이상 쓴 셈입니다.

KT는 SK텔레콤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KT는 지금까지 총 1조981억원을 투자했고, 가입자는 78만2000여명을 모집했습니다. 누적 매출액은 1883억원 입니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건졌지만 역시 손해가 막심합니다.

◆와이브로 실패 요인은?

2005년 주파수 할당당시 와이브로는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정부 연구기관 ETRI는 물론, KT, 삼성전자, 심지어 소비자들까지 와이브로가 제2의 ADSL, CDMA 뒤를 잇는 제2의 IT 성공신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당 시 정통부와 KISDI는 와이브로 가입자가 2010년 885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서비스 사업자의 누적 매출은 5년간 8조1778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ETRI도 2010년에 최대 917만명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함께 단말기, 기지국장비 등도 조단위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속속 등장했었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현실은 참담한 수준입니다. 예상치의 10분의 1에 근접조차 못한 성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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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참담하게 실패했을까요?

사 업자들의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있고, 제한된 단말의 한계, 한정된 커버리지도 원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결국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는 이미 LTE(Long Term Evolution)가 장악했습니다. 같은 기술로부터 분화된 LTE와 와이브로지만 한마디로 규모의 경제 구현 여부가 성패를 가른 셈입니다.

지금와서 보면, 당시 고심끝에 사업을 포기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이 현명했던 셈입니다.

욕심버린 와이브로, 명맥은 이어가겠지만…

지난 16일 방통위는 7년간 주파수를 사용한 KT와 SK텔레콤에게 다시 주파수를 재할당 했습니다. 이용기간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7년입니다.

과거 장밋빛 전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참담한 성적표가 정부와 사업자의 정신을 강하게 때린듯 싶습니다. 주파수 할당대가도 2005년에 비해 15%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만큼 예상하는 매출액이 줄어든 셈입니다.

또한 와이브로 주파수 용도를 무선랜 중계용으로 허용했습니다. 3G보다 빠른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모집이 쉽지 않았는데 LTE 시대에서는 더욱 불 보듯 뻔합니다. 사실상 트래픽 분산용도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듯, 16일 재할당을 의결하는 자리에서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계륵'논쟁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먹자니 별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계륵' 말입니다.

어찌됐든 '계륵' 와이브로를 앞으로도 살리고 발전시키기로 결정한 셈인데 KT 30MHz폭, SK텔레콤 27MHz폭 등 총 57MHz폭이나 되는 주파수를 이렇게 밖에 활용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울러 양문석 상임위원 주장처럼 정부의 정책실패, 사업자들의 사업계획 미준수에 대한 책임소지 등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오지도 않았고, 책임은 얼마인지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는 것 역시 아쉬움입니다. 실패에 대한 혹독한 반성 없이는 성공도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와이브로는 기술종주국 한국에서조차 성공하지 못하고 출구전략을 찾는 사업모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03/21 09:22 2012/03/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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