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패밀리 요금제라고 기억하십니까.

신세기이동통신이 SK텔레콤에 합병되기 전 내놓은 017 패밀리 요금제는 지정한 2~4인에 한해 통화료가 24시간 무료로 제공되는 파격적인 요금제였습니다.

당시 기억에 017패밀리 요금제는 커플들에게는 축복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당시 커플요금제라고 해봐야 월 200분 무료통화에 오전 12~9시에만 무료통화 혜택이 있었습니다. 통화료가 무서워 전화로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필자도 2000년대 중반까지 이 요금제를 이용했었습니다. 첫달 무료통화료가 한 30~40만원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쓰면쓸수록 돈버는 요금제였습니다.

물론, 결혼한 지금은 굳이 그 요금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료통화 혜택보다 단말기 할부금 부담이 더 커졌으니까요. 그리고 굳이 패밀리요금제가 아니더라도 지인들과 저렴하거나 무료로 소통할 수 있는길은 많습니다.

당시 017패밀리 요금제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상당한 가입자를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패밀리 요금제 가입자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치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헤비유저와도 같았습니다. 결국 패밀리요금제는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쳤고, 98년 8월 폐지되는 신세를 맞이합니다.

그 이후로 경쟁사들도 비슷한 커플요금제를 내놓았지만 비슷한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신세기통신을 반면교사로 삼아 017패밀리요금제와 같은 파격적인 요금제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제는 7만5천여명 정도만이 017패밀리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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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이달 3일 KT에서 017패밀리요금제에 필적하는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KT가 내놓은 i-커플 부가상품은 기존 요금제에 월 1만1000원만 더 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정한 커플과 무제한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이동통신사에 엄청난 부담을 줬던 요금제가 다시 부활한 것을 보면서 시장의 트렌드가 많이 변화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과 수년전만해도 이 같은 상품은 나오기 힘들었을테지만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증하는 지금은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KT 입장에서도 1만1천원에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예전처럼 손해만 보는 장사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음성통화량 증가로 2G 시대처럼 네트워크 부하를 고민할 필요가 없고, 줄어드는 음성매출도 방어해야 합니다. 지금 이통사의 최대 고민은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어떻게 감당하고 감소하는 음성매출을 무엇으로 보완할 것인가 입니다.  

특히, 그동안 이통사의 고속성장을 담보해줬던 음성통화 매출은 수년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페이스타임, 바이버 등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료통화 서비스는 커플요금제의 훌륭한 대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2010년 통화료 매출은 2조7450억원으로 전년대비 16%나 감소했습니다. KT나 LG유플러스 상황은 마찬가징입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 될 수록 이통사들의 음성통화 매출은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초고속인터넷처럼 인터넷 정액제를 통해 통화는 무제한공짜로 제공되는 시대가 오는날도 머지 않아 보입니다.

이통사들은 탈통신 등을 외치며 음성통화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위상을 누리기는 힘들어보입니다.

2011/03/06 14:58 2011/03/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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