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년만에 3G 스마트폰 시대가 4G인 LTE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역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노인,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요금제가 나올 정도로 스마트폰은 이제 이동통신 시장의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짜고치는 고스톱? 똑같은 이통3사 스마트폰 요금제

그런데,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3G나 LTE 모두 이통3사의 요금제가 같다는 건데요.

3G의 경우 SK텔레콤은 올인원34(3만4000원)요금제에서 시작해 44, 54, 64, 79, 94 요금제로 나갑니다. KT는 i요금제로 부르는데요. 역시 34에서 시작해 94로 끝납니다. 중간에 SKT의 79가 KT는 78요금제로 1000원 쌉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34로 시작해 역시 94로 끝납니다. 7만원대 요금제가 74인점만 다릅니다.

스마트폰 요금제는 음성통화+메시지+데이터로 이뤄지는데요. 각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대동소이합니다.

이번에는 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살펴보죠.

먼저 SKT입니다. LTE34(월 3만4000원)로 시작해 42, 52, 62, 72, 85, 100(월 10만원)으로 끝납니다.

KT는 LTE-340(월 3만4000원)으로 시작해 420, 520, 620, 720, 850, 1000(월 10만원)으로 끝납니다. 0을 하나 더 붙였을 뿐 완벽하게 SKT와 같습니다.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LTE 34(월 3만4000원)으로 시작해 42, 52, 62, 72, 85, 100, 120(월 12만원)으로 끝납니다. 120 요금제가 있다는 것만 다를 뿐 역시 SKT, KT와 같습니다. 3G에서는 7만원대 요금제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LTE는 85요금제 마저 완벽하게 일치하는군요.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데이터 제공용량이나 프로모션 혜택 등에서 소폭 차이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통3사의 LTE 스마트폰 요금제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 요금제 어떻게 결정되나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짜고치는 고스톱 마냥,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내는 요금이 동일할 수 있을까요. 조금 더 심하게 말하면 담합 수준입니다.

실제, 지난해 4월 참여연대는 이통3사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해 “자율경쟁 시장에서 이러한 요금정책은 3사의 담합에 의한 것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뉴스는 보지 못했을 겁니다. 왜냐면 담합인지 아닌지를 밝혀낼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담합판정이 있었다면 완벽하게 동일한 LTE 요금제도 나올 수 없었겠죠.

그러면 스마트폰 요금제가 결정되는 과정을 알아보죠.

통신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동통신에서는 SK텔레콤이, 시내전화에서는 KT가 각각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돼있습니다.

지배적 사업자는 요금제를 출시할 때 정부(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인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SK텔레콤의 LTE 요금제는 방통위의 인가를 받은 요금제입니다. SKT가 마음대로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겁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제가 적용됩니다. 방통위 인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신고만 하면됩니다. 물론, SKT 역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고 인하할 경우에는 신고제 적용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SKT의 LTE 요금제가 인가를 받았다고 요금을 올렸다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에서 처음 등장한 요금제니까요.

◆요금이 적정한지부터 판단해야

그러면 이통3사의 요금제가 동일한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먼저, SKT가 방통위로 부터 인가를 받고 요금제를 발표하면 후발사업자들은 SKT의 요금제를 참고해 요금제를 결정합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그래왔습니다. 스마트 시대에서도 반복되는 셈이죠. 물론, 후발 사업자가 지배적 사업자와 아주 똑같은 요금제로 경쟁하면 안되겠죠. 그래서 문자나 데이터 제공량에 다소간의 차이를 두는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후발사업자들의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가 되겠습니다. 이 같은 후발사들의 전략은 이통시장을 5:3:2 구조로 고착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방통위는 어떤 근거로 SKT의 요금제를 인가해줬을까요? 소비자들은 “가계통신비가 늘어났다”, “스마트폰 요금제가 비싸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요금이 비싼 것인지 적정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알 길이 없습니다.

공정위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담합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자료, 즉 요금적정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정보는 기업비밀로 분류, 소비자단체들의 꾸준한 공개 요청에도 불구,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배적 사업자와 후발사업자간에 요금 원가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금액 및 이익규모가 다르고, 가입자수, 갖고 있는 네트워크 자산이 다릅니다. 그런데 3사의 요금제가 같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지배적 사업자가 마진을 감안, 요금제를 설계해 방통위에 제출합니다. 큰 저항감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 방통위가 인가를 해줍니다. 마진율, 이익률이 열위에 있는 후발사들 역시 주판알을 튕겨 봅니다. 지배적 사업자의 요금 정도는 돼야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어 보입니다. 그대로 따라갑니다. 아마도 이러한 프로세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이 관리경쟁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비자가, 시장이, 사업자가 정한 요금제가 아니라 정부가 정한 요금제만 있을 뿐입니다. 정부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간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요금을 정부가 결정하고 후발사들이 그 수준에 맞추는 결과는 관리경쟁 체제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도 제대로 효과를 볼리 만무합니다. 경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데 사업자들이 정부 눈높이를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사업자 손목을 비틀어 기본료 1000원도 내리고, 초당 과금제도 도입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올해에는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습니다. 저마다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외칠텐데, 올해는 무슨 근거로 요금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정부가 요금을 결정했으니 올해도 정부가 요금을 내려야 겠지요.

2012/01/04 11:34 2012/01/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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