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인하안이 발표됐습니다.

SK텔레콤이 10초당 과금체계를 1초로 변경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고, 이통3사 모두 단말기 보조금을 요금인하로 전환시켰습니다. 데이터요금과 선불요금제도 인하됐습니다.

이통사들은 빠르면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이 같은 요금인하 방안을 적용할 예정인데요, 약 석 달간 끌어온 요금인하 논란을 지켜보면서 생각한 것은 “역시 이동통신은 규제산업이구나”라는 것입니다.

이동통신 요금 논란은 사실, 지난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가계통신비 20% 인하를 내세웠고,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쌍방향요금, 누진제 등 설익은 정책으로 풍파를 일으키며 결국 SK텔레콤의 망내할인 확대로 귀결된 바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요금인하 이슈가 불거진 배경은 좀 복잡합니다. 와이브로, IPTV 등 방통위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미진한 반면, 단말기 보조금은 펑펑써대니 방통위 입장에서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지난 7월초 최시중 위원장은 통신업체 CEO들을 모아놓고 “출혈경쟁 하지 말고 보조금을 요금인하로 돌리거나 투자를 더 열심히 하라”고 독려합니다.

그러다가 공정위 산하 소비자원에서 메릴린치 보고서를 기초로 국가간 분당요금(RPM) 수준을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동통신 요금인하 논란은 본격화됩니다. 얼마 안돼 OECD 보고서가 나왔고, 역시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이후 논란은 계속됐죠. 요금을 내리라는 시민단체에 방통위는 국가간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방통위도 이통사 편에 선 것처럼 보였습니다. 인위적인 요금인하는 없다고 수차례 밝혔으니까요.

하지만 통신요금인하가 민생현안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방통위도 결국은 ‘행정지도’라는 카드를 꺼내듭니다. 자율경쟁으로는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행정지도라는 것은 권고차원의 수준입니다.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안하면 그만이고, 방통위 역시 “강제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사업자가 규제기관앞에서 당당하게 “NO”라고 외칠 수 있을까요.

수차례 이동통신 요금 관련한 세미나와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SK텔레콤의 경우 10초당 과금체계를 1초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요금인하 대책이 발표되기 몇 일 전만해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방향은 금세 수정됐습니다.

방통위는 “사업자의 팔목을 비틀지 않았으며 사업자 자율적으로 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업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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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7:34 2009/09/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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