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통합 LG텔레콤이 닻을 올렸습니다.

유선, 무선 제각각 이뤄지던 통신시장의 경쟁구도가 이제 명실상부하게 3그룹으로 재편된 셈입니다.

신임 CEO인 이상철 부회장은 출사표를 통해 통합LG텔레콤은 '탈(脫) 통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통합 LG텔레콤은 올해 20여개의 '탈(脫) 통신'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대체 '탈(脫) 통신'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그림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레짐작이라도 할 수 있게 큰 그림이라도 보여줬으면 했지만 통합 LG텔레콤의 '탈(脫) 통신' 프로젝트는 아직까지는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이미 KT나 SK텔레콤 역시 전통적인 텔코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장 기회를 찾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A는 물론, 조직의 해외이전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몇 가지 성과도 내놓았고요.

당장 출범한 통합 LG텔레콤에게 이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철 부회장 취임까지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되니까요.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탈(脫) 통신' 얘기를 한 시간 내내 들었어도 도대체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기자들도 당황스럽습니다. 재차 확인 질문을 던지지만 여전히 애매모호 합니다.

이날 이상철 부회장은 롤모델로 삼는 기업에 대한 질문에 주저없이 애플을 꼽았습니다. PC, MP3, 휴대폰 등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고객 스스로의 가치를 찾게해주었다는 점이 향후 통합 LG텔레콤의 방향과 일치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차별화된 앱스토어라던지, 뭔가 고객 하나하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소개돼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두루뭉실한 '탈(脫) 통신'말고는 통합 LG텔레콤의 비전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아이폰의 장점과 성과를 나열하는 것으로 가름했습니다.

기존의 것보다 진화한 형태의 앱스토어라던지, 요즘 트랜드인 스마트폰에 대한 전략, 유무선 통합 전략 방향, 단위 사업별 목표 등등등.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석채 KT회장은 취임하면서 "좁은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자",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산업생산성증대(IPE)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해외시장 개척,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표현과 단어는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습니다.

통합 LG텔레콤은 '탈(脫) 통신'을 내세웠습니다. 내용을 파고 들어가보면 역시 비슷비슷한 내용입니다.

경쟁사보다 더 강도 높은 표현인 '탈(脫) 통신'을 내세웠지만 아직까지는 선발사업자들 따라가는 것에 머무른 느낌입니다.

차라리 통신시장 2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거나, 2012년 4G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던지, 기존 통신 비즈니스에 포커스가 맞춰지더라도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루뭉실한 '탈(脫) 통신'보다는 말이죠.

앞으로 세부적인 '탈(脫) 통신'전략을 발표하겠죠. 그 때 보면 정말 혁신적인 전략인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상철 부회장은 경쟁사들의 FMC나 이종산업과의 컨버전스 전략에 대해서도 "당연한 것", "새로운 시장을 못만들고 있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이렇게 자신하니 앞으로 통합 LG텔레콤의 행보는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말잔치가 아니라 20개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닌 1~2개 일지라도 합병의 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기대합니다.

2010/01/07 16:47 2010/01/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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