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것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26일 KT와 제주도간의 모바일 원더랜드 구축 협약식 취재를 위해 제주도에 내려 갔습니다. 사실 제주 모바일 원더랜드 구축하는 내용도 관심사이지만 이석채 회장, 표현명 사장 등 KT 주요 임원진을 통해 통신업계 현안을 취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행사 이후 이석채 회장에게 붙어 이것저것 취재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솔직히 제주도까지 내려온 보람이 없다고 까지 생각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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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걸, KT가 마련해준 기자실에서 마감 하던 중 이석채 회장이 예고 없이 방문해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습니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 수위는 상당했습니다. 정부와 정면으로 대립각을 펴기도 했고, 소비자들 입장과는 다른 논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특히, 요금 인하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위험한 수위의 발언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는 최근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움직임에 "아무리 정부가 뭐라고 해도 안된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통신요금은 비용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돈을 내야 네트워크도 확대할 수 있는 것이지, 무조건 내리라고 할 거면 국가가 망을 운영하던지, 포기하던지 둘 중 하나다."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통신3사 공히 공감하는 내용이겠지만 만약 담당 임원이 기자들에게 이처럼 발언했다면 그 임원은 아마도 자리보존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모바일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 발언은 더더욱 위험해 보입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대외적으로 정부 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KT만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셈이 됩니다.

옛 정통부에서 장관까지 했던 이 회장이 정부와 통신사간의 역학관계에 대해 모를리 없습니다. 그래서 이 회장의 발언의 진위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집니다.

이석채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올해가 마지막 해 입니다. 몇 개월 뒤면 새로운 CEO에 대한 하마평이 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이석채 회장 자신이 연임 발표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석채 회장은 상당히 정치적인 인물이고, KT에 입성한 배경 역시 정치적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정부 개각때 자주 거론됐던 인사입니다. 그럴 때 마다 KT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스티브잡스의 건강 여부에 따라 애플의 주가가 요동치듯이 말입니다. KT에서 이 회장의 입지가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큰 비전 실현을 위해 의도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인지, 사내 입지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짜 통신사 CEO 입장에서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그런 것인지는 이 회장 본인만 알것 같습니다.

2011/04/27 16:20 2011/04/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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