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들의 무분별한 마케팅 비용 집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연간 마케팅비용을 매출의 20% 이상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매번 말로만 자정의 목소리에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거지요.

지난해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마케팅 비용에 지출한 비용은 총 8조4천억에 이릅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정작 통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쏟는 비용은 총 71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20%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통신사의 경우 30%에 육박한 곳도 있습니다. 반면,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LG텔레콤의 경우 연구개발비용이 수년째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면서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노력이 미흡했던 셈입니다.

KT는 지난해 3711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에 비해 6%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KTF를 합병하면서 무선 부분의 연구개발비용이 포함됐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96%에서 2.33%로 축소됐습니다. 지난 2007년 KT의 연구개발 비용은 3718억원으로 3.12%였지만 매년 연구개발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SK텔레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총 2907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에 비해 2.1% 줄어들은 수치입니다. SK텔레콤의 2007년 연구개발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 였지만 2008년 2.54%, 2009년 2.4%로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LG텔레콤의 경우 연구개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LG텔레콤의 연구개발비용은 370억원이었으며 금액은 매년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로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마케팅 비용을 전체 매출의 20%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입니다. 물론, 사기업의 영업정책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거대 통신사들이 새로운 투자, 연구개발에 나서주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꾸준히 언질을 주었지만 지켜지지 않자 극약처방을 내린셈입니다.

당장 지난달의 경우 휴대폰 판매량도 줄었고, 이동통신 번호이동도 감소했습니다. 당장 효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하지만 유선, 무선 별도로 마케팅 비용을 제한하는 정부 정책은 다른 변종 마케팅 기법의 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의 바람대로 통신사들의 과열 마케팅 경쟁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줄어든 마케팅 비용이 연구개발비용 증가로 이어질지 수 있을까요? 편법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비용 감소도 불확실한데다 연구개발비용 비중의 증가는 전적으로 통신사들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올해가 지나면 정확히 알 수 있겠지요.

2010/04/05 17:32 2010/04/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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