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9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지난해 성과와 올해의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이석채 회장을 비롯해 새로 바뀐 임원진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아이폰을 도입해 신문지상에 이름이 많이도 오르내렸던 개인고객부문 김우식 사장을 대신해 표현명 사장이 새로 취임했고, 유선서비스를 담당하는 홈고객부문은 서유열 사장이 취임했습니다.

이 핵심 부문 사장들은 이석채 회장의 측근 중의 최측근으로 분류됩니다. 인사에 대한 비중이야 경중이 없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개인고객부문으로 몰렸습니다.

질문의 대부분을 이석채 회장이 답했지만 초점은 개인고객부문에 집중됐습니다. 홈고객부문, 그러니까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전화 등에 대한 질문은 기업영업 관련 질문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통신시장에서 유선부문의 쇠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일반 유선전화(PSTN)는 인터넷전화에 계속 잠식당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은 뭐 사실 궁금한게 별로 없습니다. 포화된 시장에 매번 경품 마케팅만 펼치는 상황에서 작년이나 올해나 바뀔 것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이폰에 쇼옴니아, 그리고 안드로이드폰, 무선인터넷, SK텔레콤과의 경쟁 등 개인고객부문은 이슈가 넘쳐납니다.

홈고객 부문에서 질문이 나오지 않자 마지막에 이석채 회장이 서 사장을 배려해주더군요.

서 사장은 성격이 시원시원 합니다. 발언기회를 잡자마자 기회는 이때다 하며 짧은시간 말을 쉼없이 쏟아냈습니다. 물론, 준비된 발언이었는데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새롭게 유선부문을 맡은 서 사장의 최대 고민은 아마도 유선집전화 시장의 붕괴일것입니다. 값싼 인터넷전화에 밀려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가입자 이탈을 지켜보는 형국인데요. 그래서일까요? 서 사장은 '조강지처'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서 사장은 "유선집전화는 품질과 보안 측면에서 인터넷전화와 비교를 할 수 없다. 긴급상황 발생시 PSTN보다 좋은 것은 없다. 인터넷전화는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그리고 전자파 위험도 최소화된 집전화가 최고다."라고 강조를 했습니다.

그리고 "돈 만원때문에 이렇게 훌륭한 조강지처를 버려서는 안된다. 생명과 품질, 안전을 위해 PSTN을 선택해달라"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PSTN의 많은 장점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전화가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가정집에서 얼마나 보안에 민감하게 생각할지, 품질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여지고, 거기에 집전화와는 별개로 휴대폰 하나씩은 들고 있는 상황에서 PSTN이 예전과 같은 지위를 누리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올해도 인터넷전화의 파상공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 대상은 대부분 KT의 PSTN 가입자들이 될 것입니다.

돈만원 때문에 조강지처를 버려서야 안되겠지만 더 스마트하고 이쁜 처자가 나타났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PSTN은 신규가입비가 무려 6만원이나 합니다. 기본 이용료도 5200원, 경제적 측면에서 인터넷전화의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KT도 PSTN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위해 전국단일요금제, 통화당 무제한 요금제, 정액형요금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부족으로 보여집니다.

이동통신만해도 한해 수백만에서 1천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서비스 사업자를 갈아탑니다. 이유는 공짜로 단말기를 받을 수 있거나 매력적인 요금상품에 가입하려는 이유겠지요.

예전에는 KT PSTN이 아니면 안됐지만 지금은 대안이 너무도 많습니다. 보안, 품질을 미끼로 소비자의 외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여집니다.

이상 게을러서 인터넷전화로 번호이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PSTN 가입자였습니다.

2010/01/20 11:10 2010/01/20 11:10
KT가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우선 인사를 보면, 이동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개인고객부문 사장에 표현명 코퍼레이트센터장을 선임했고,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을 담당하는 홈고객부문에는 서유열 GSS부문장을 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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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연말에 이뤄져야 하는 임원인사가 다소 늦게 이뤄졌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일단 표현명, 서유열 사장이 핵심부서인 개인고객·홈고객부문 사장이 됐다는데 의미가 있는데요.

이 두분은 이석채 KT회장의 양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KT는 이석채 회장이 부임하면서 큰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과거 남중수 전 사장의 오른팔, 왼팔이었던 윤종록, 서정수 부사장이 각각 벨연구소, 자회사인 KTH로 자리를 옮긴 반면, 표현명, 서유열 부문장은 이석채 회장 취임때부터 중용받기 시작해 이번에 핵심부서 장을 맡게되면서 명실상부한 이석채맨들의 경영이 본격화된것으로 보여집니다.

해가 바뀐 것도 있지만 올해는 통신3사 중 KT의 행보에 가장 관심이 모아집니다. 지난해 이석채 회장이 부임하고 1년 동안 KTF와의 합병, 6천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 사내 비리임직원 자체 고발, 홈FMC 및 데이터MVNO 사업 진출, 그리고 아이폰 출시 등 재도약을 위한 정비를 나름 마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최측근인 표현명, 서유열 사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도 이제는 KT가 치고 나갈때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KT는 덩치만 큰 공룡이었습니다. 세이스모사우루스가 가장 큰 공룡이었다고 하는데요, 크기만 컸지 느리고 머리는 덩치에 비해 작았다고 하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덩치가 크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거대 공룡이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체질개선을 통해 몸짱 파이터로 거듭났습니다.

최근 무선인터넷에 인색했던 SK텔레콤이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스마트폰 비중 확대, 무선랜 등 투자 확대, 통합요금제 출시 등 그것같고 되겠느냐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름 큰 변화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몸집만 컸던 KT가 변화하기 시작하자 또다른 공룡 SK텔레콤이 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덩치에서 밀리는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은 하나로 뭉쳤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거죠.

올해에는 이들 3개 사업자의 경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처럼 휴대폰 보조금이 중심이 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비자는 이들의 경쟁을 즐기고, 꼼꼼히 파악한 후 한 사업자를 고르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통합LG텔레콤의 조직도를 보면, CEO가 상단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고객이 최상단에…상식깨뜨린 통합LGT 조직도

약간의 쇼맨십이 가미된 것으로 보여지지만 통신3사의 무한 경쟁으로 고객이 왕이되는 통신시장이 도래하지 않을까 기대를 살짝 해봅니다.
2010/01/18 11:03 2010/01/18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