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라는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세상에 등장시키며 전세계 휴대폰·이동통신 경쟁지형을 송두리째 바꾸었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지도 벌써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행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바로 '혁신'이 될 것입니다. 비록 사회공헌에 인색했고, 괴팍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가 전세계 ICT 산업에 미친 영향은 말 그대로 혁신적이었죠. 

잡스의 최대 공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앱스토어를 등장시킨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한경쟁을 촉발시켜 기업들의 경쟁력을 상향평준화 시킨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싼 값의 적당한 제품에 올인하던 노키아를 끌어내렸고 삼성전자, LG전자, 림, MS 등 글로벌 기업들을 궁지에 몰아부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키아나 림 처럼 내년에 파산할 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휴대폰 1위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이나 신흥강자로 떠오른 HTC 같은 곳들도 있습니다.

노키아나, 림 역시 쉽지는 않지만 살아남기 위해 잡스가 실천해왔던 '혁신'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살아남은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정작 애플은 잡스 사후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고 실적은 사상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애플이 이러한 평가를 받는 것은 잡스 사후 '혁신'보다는 '소송'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플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혁신'의 잣대를 적용하는 것도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한동안 경쟁력을 이어가겠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제2의 노키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플랫폼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경쟁력이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잡스가 보여줬던 엄청난 '혁신'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 소비자들은 여전히 잡스를 그리워할 것이고 그가 보여준 '혁신'을 남아있는 사업자들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등장 이후 부침을 겪었던 우리 기업과 정부에게는 새로운 도전과제와 기회가 놓여져 있습니다.

혁신이 없이 현재에 안주하게 되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기업들은 배웠고, 정부 역시 정통부 해체 이후 정책과 규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을 것입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잡스가 남긴 말은 비단 애플 뿐 아니라 우리 기업,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2012/10/05 15:02 2012/10/05 15:02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지 4년이 지났습니다. 29일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2012년도 업무보고를 진행했는데요.

지난 4년간의 성과에 대해 방통위는 스마트폰 2000만시대 개막, 제4이동통신 본격화, IPTV가입자 450만 돌파, IT산업 수출신장, 미디어빅뱅 본격화, 사교육비 경감 등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중화나 LTE시대 개막 등을 방통위의 치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LTE의 경우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판을 뒤집기 위해 선택한 카드가 성공한 사례입니다. 1기 방통위는 와이브로를 중점적으로 육성했고, 통신사들은 상당기간 LTE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대중화 역시 애플 아이폰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온 것 조차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늦죠.  

IPTV 가입자가 빠른 시일내에 대폭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어느 유료매체보다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하지만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가 커진 것은 아닙니다. IPTV 출범으로 양방향 콘텐츠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됐으면 모를까 단지 가입자 수만 놓고 성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IT산업 수출신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휴대폰, 반도체 등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지식경제부 소관입니다. 통신, 방송 시장 활성화로 인해 수출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한계가 있겠죠.

또 하나 방통위는 EBS의 방송 및 인터넷 수능강의를 통해 지난 4년간 2조2128억원의 사교육비 경감효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우리의 사교육비 규모는 8년간 7조2234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편성 출범을 통한 미디어 빅뱅 본격화 역시 현재 공과를 가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종편 출범으로 방송시장의 갈등은 더욱 깊어진 것이 현실입니다.

내년 광고시장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지 저잣거리 싸움판으로 변질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종편과 방통위를 제외한 많은 미디어들이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다양성을 얘기하지만 종편의 콘텐츠는 대부분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통'입니다.  

방통위는 최근 코리아리서치에 4년간 추진한 16개 정책에 대해 성과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10점 척도를 사용해 보통(5점)을 기준으로 매우 낮을 경우 0점, 매우 높다고 판단될 경우 10점을 기준으로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16개 정책에 대한 평균점수는 5.02로 나타났습니다. 5점이 보통이라고 하니 낙제점으로 볼수는 없지만 그저그런 보통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가장 점수가 높게 나온 부분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6.1점을 받았습니다. 4세대 이동통신 조기 활성화가 5.7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스마트폰 대중화와 LTE 조기 상용화가 방통위 공로로 볼 것인지는 아리송합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정책은 '가계통신비 인하'입니다. 4.2점을 받았습니다. 이는 분명히 방통위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습니다. 경쟁활성화 정책, 신규사업자 선발 및 MVNO 등과 연관성이 있는데다 실제 방통위는 올해 기본료 1000원 인하를 위해 통신사들을 상당히 압박했습니다.

방통위는 몇몇 언론의 '방통위 4년 낙제점'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5점 보통 기준에 거의 근접하니 딱 보통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5점이 '보통' 기준이라고 하지만 평균 5.02점은 좀 민망하네요.

국민들은 내년에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스마트폰 시대 폭발적 데이터 수요에 대비해 '네트워크 확충(26.2%)', '방송통신의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조성(22.6%)', '안전한 인터넷 환경조성(15.1%)' 등을 꼽았습니다.  

올해 국민들이 불편을 느꼈던 부분들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미덥지가 않습니다.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주파수에 대해서는 명확한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자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초 통신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 700MHz 주파수는 108MHz폭 중 40MHz만 통신용으로 확정됐습니다. 방송업계가 반발하자 결정을 유보한 거죠. 그동안 방통위는 이종(통신-방송)용으로 700MHz를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답니다.

해킹, 침해 등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보안사고는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의 경우 공정한 경쟁을 위한 법제도적 틀 마련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종편에 대한 정책적 지원만 집중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내년은 방통위에게 상당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선, 대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출범한 만큼, 조직 근본을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업무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도 듭니다.  

외풍과 시련이 있더라도 방통위는 내년이 현재의 방통위 구조가 이어지는 마지막해로 보고,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것입니다.

2011/12/29 16:09 2011/12/29 16:09
최근 우리나라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발표하는 ‘ICT 발전지수(IDI)’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조사대상 국가 152개국 중 가장 ICT 발전정도가 높았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신이 났습니다.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국가 IT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에 제대로 반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방통위는 보도자료 배포 이후 한 걸음 더 나아가 참고자료라며 최근 ICT 관련 국제지수도 추가로 배포했습니다. 올해 8월 일본총무성이 발표한 IT 국가경쟁력 지수 1위, 6월 OECD가 발표한 모바일 브로드밴드 보급률 및 청소년 디지털 읽기 능력 1위, 1월 포춘지가 선정한 인터넷 속도 1위, 지난해 1월 UN의 전자정부지수 1위 등 그동안 1위 한 것만 모아서 발표를 했습니다.

실로 대단한 IT 강국 코리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IT 경쟁력이 높다는 것에 대해서 굳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의 IT인프라가 얼마나 우월한지 늘 체감하곤 합니다.

이번 ITU의 ICT 발전지수 역시 전반적으로 하드웨어 측면의 평가로 볼 수 있습니다. 통신서비스 가입자, 컴퓨터 보유 여부 등을 평가했습니다.

방통위는 이번 결과에 대해 "그동안 우리 정부의 방송통신 규제환경 개선 및 인프라 고도화 정책 추진 등의 노력이 ITU가 평가하는 객관적 지표로 증명되었음을 나타낸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글쎄요. 정부가 어떠한 측면에서 규제환경을 개선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인프라 고도화 정책은 무엇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혹시 위피(WIPI) 폐지나 와이브로 투자 독려 등을 꼽은 건가요.

어찌됐든,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인프라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세계 최고의 진정한 ICT 강국으로 인정할까요? 아마도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갖췄다는데는 동의하겠지만 ICT 선진국으로 인정할지는 의문입니다. 특히나 하드웨어를 제외한 부문에서 말이죠.

인프라가 잘 갖춰져서 그렇게 해킹, 침해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지, 순식간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서 디지털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환경에는 그렇게 무관심한 것 인지 알 수 없습니다.

100기가 인터넷이 기가급으로 발전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고, 이동통신망이 LTE로 진화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프라, 하드웨어 강국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강국, 디지털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인프라를 갖추고도 왜 아직까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이 없는지, ICT 생태계 조성이 안되는지 곰곰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하드웨어, 속도경쟁에만 집중한다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도약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정부 예산 좀 집어넣고 한국의 빌게이츠, 스티브잡스를 키우겠다는 발상에는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아이폰이, 페이스북이 빅히트를 치니, 소프트웨어 학과 몇 개 만들고 개발자에 돈 좀 지원해주면 스티브 잡스가 나올까요? 정부가 앞장서 운영체제를 만들겠다고 하면, iOS나 안드로이드가 나올 수 있을까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개발자간의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 없이, 단기간 성과만 내놓으라는 환경에서, 한 번 실패하면 끝인 벤처기업이 처해 있는 현실에서는 진정한 ICT 강국으로 도약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기업이나 정부나 이제는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또한 조그마한 시장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인터넷 속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인터넷 세상이 더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더 이상 인터넷 속도, PC 보급률, 이동통신 가입자 수에 흥분하는 것은 모양새가 빠집니다. 이제 하드웨어 지수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지수, 이용환경 지수가 개선됐다는 소식을 접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1/09/18 13:53 2011/09/18 13:53
정부 주도로 한국발(發)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개발한다고 합니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자들이 연합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이 22일 기자들과 만나 밝힌 내용입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의 생태계가 세상을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만의 생태계를 조성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최근 세계 모바일 시장은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이어져온 구글과 휴대폰 사업자간 합종연횡 구도가 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HP가 PC 사업 분사에 웹OS 모바일 기기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모바일 시장에서의 혼란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 양강체제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니 우리도 직접 OS를 만들어보자는 건데요.

하지만 관(官) 주도의 OS 개발이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IT 부문에서 정부가 계획을 세우고 사업자들을 따라오게 하는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세계 첫 상용화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CDMA나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 DMB 등 IT 강국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성과들은 대부분 정부 주도의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OS 개발 역시 탑다운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미 우리는 정부 주도로 모바일 플랫폼을 한 번 만든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위피(WIPI) 인데요. 대표적인 실패 사례, 스마트 시대의 역주행 등 말이 많지만 위피는 이동통신사의 독점적 횡포를 막고, 개발자들에게 그나마 나은 환경을 조성해줬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지속적인 이노베이션(innovation)이 부족했을 뿐입니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통신3사, 몇몇 휴대폰 제조사를 상대로 하는 위피 같은 플랫폼이라면 정부 주도로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물에 갇혀 밖으로 나오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 휴대폰 제조사의 사례를 보듯이 현 시점의 IT는 국내만 바라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과 서비스는 국가의 벽을 허물고 속속 우리의 손으로 책상위로, 거실을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김재홍 지경부 실장의 OS 개발 발언이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다시 한번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과거의 경험으로 나온 것인지, 실제 시장 플레이어들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대충 짐작은 갑니다.

애플의 아이폰 개발이나,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HP의 PC 사업 분사 및 웹OS 포기 등은 정부가 '감놔라 배놔라' 해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세계의 많은 기업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혁신하고,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때로는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를 띄우기도 하고,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패를 할 때도 있지만 남들과는 다른 노력으로 커다란 과실을 얻기도 합니다.

IT강국을 세우기까지 정보통신부 등 정부의 역할은 실로 컸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과거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움켜진 지휘관이 돼 나를 따르라는 방식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제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Bottom up)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하부조직과 더 소통하고 도출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은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보다는 생태계 조성에 걸림돌은 없는지, 경쟁에서 불공정한 사례는 없는지 등의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과 개발자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2011/08/23 10:50 2011/08/23 10:50
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됐습니다.

'팅스마트요금제'와 '올인원팅요금제'가 주인공인데요. 청소년 특성에 맞게 기본료를 낮추고, 문자나 데이터 통화료 혜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선발 사업자가 내놓았으니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2, 3위 업체들도 비슷한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SK텔레콤의 청소년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등 떠밀리듯 세상에 등장한 점과, 청소년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입니다.

◆가계통신비 낮춘다더니 청소년도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라고?

일단 '팅스마트요금제'는 기존에 비슷한 '팅프리요금제'와 비교해 무료 데이터 량이 확대됐습니다. 밑에 표를 보시면 데이터 기본제공량인 2배에서 10배나 많아졌습니다. 또한 데이터 패킷 요금도 10배이상 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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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팅스마트요금제'는 이름에서 보듯 스마트폰을 위한 요금제입니다.

일단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청소년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는 정부의 물가 때려잡기 정책에 발맞춰 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과는 엇박자 입니다. 이는 SK텔레콤 잘못은 아닙니다. 물가안정정책에 등떠밀리듯 급박하게 내놓은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청소년 요금이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며 또다른 요금인하 구실로 작용할지 모릅니다.

최근 스마트폰 동향을 보면 알겠지만 공짜로 스마트폰을 쓰려면 최소한 4만5천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합니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6만5천원 정도 요금제에 가입해야 단말기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3만5천원 요금제로도 공짜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펙이 떨어지고 1년 가량된 소위 한물간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이 대상이 되겠습니다.

'팅스마트요금제'는 제일 비싼 것이 3만원짜리 입니다. 즉, 요금제만으로 스마트폰을 공짜로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화 대책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단말 보조금이 포함되기 때문에 최종 고지서에 찍힌 요금은 아마도 기존에 사용하던 '팅프리존요금제'보다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텔레콤이 보급형 스마트폰도 많이 출시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입니다.

◆음성통화 많이 할수록 손해…청소년은 문자만 쓰나

SK텔레콤의 또 다른 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인 '올인원팅요금제'는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인 '올인원요금제'와 비슷합니다. 기본료는 일단 같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혜택이 낫습니다. '올인원팅35요금제'를 보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500MB로 '올인원35' 100MB보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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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인원팅35'는 주어지는 기본혜택 3만원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분배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올인원팅요금제'는 음성 통화요율이 비쌉니다. 10초당 25원인데요. 이는 '팅스마트요금제'도 동일합니다. 반면, 문자는 건당 15원으로 기존 문자요금 건당 20원에 비해 저렴합니다.

음성만으로보면 10초당 25원일 경우 '올인원팅35'요금제는 총 200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를 해도 '올인원35' 요금제보다 5천원 가량 이득입니다.

하지만 한도를 다쓰고 충전할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음성통화요율이 10초당 25원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쓰면쓸수록 요금부담이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많아집니다.

또한 방통위나 SK텔레콤은 데이터 용량이 많은 만큼,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카오톡 같은 어플을 이용할 경우 문자는 원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청소년들을 엄지족으로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초과분의 경우 기본 통화요율을 적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스마트폰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서는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집이나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고가의 스마트폰이 필요한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스마트폰만 보면 정신을 잃는 초등학생인 아들과 중학생인 조카들을 볼때마다 그렇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겠다는 취지라면 그냥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일반폰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엉뚱한데 힘을 쏟지는 않을까 우려됩니다. 또 친구들은 아이폰, 갤럭시S 등 고가의 스마트폰을 쓰는데 왜 나만 보급형, 구닥다리라며 부모님들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02/15 10:11 2011/02/15 10:11
얼리어답터들에게 반가울만한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달 말 방송통신기기 인증제도가 사실상 폐지된다는 것인데요.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국민들의 신기술 기기 사용에 대한 요구 충족, 국민불편 최소화 및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규제 중심의 방송통신기기 인증제도를 국민 편익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제도로 개편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 방송통신기기 인증제도 폐지된다

인증제도와 관련한 논란은 지난해 4월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까지만해도 관세청은 아이패드 국내 반입을 금지시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의 장관이 아이패드로 브리핑을 한 것이 논란이 된 것입니다.

관련기사 : 아이패드로 구설수 오른 유인촌 장관, 애플의 위력?

곧바로 방통위가 개인이 아이패드를 해외에서 들여올 경우 1대에 대해 허용을 하기로 했습니다. 방통위 전파연구소가 대표로 기술시험을 거친만큼 아이패드는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국내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 아이패드 빗장 풀렸다…5월부터 개인 1대 구입 가능

그동안 해외 방송통신기기를 들여올 경우에는 개인이 전파연구소에서 전파테스트 등을 받아야 했습니다.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비용도 수십만원 들어갑니다.

방통위 결정에 얼리어답터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지만 당시에도 논란은 이어졌었습니다. 왜 아이패드만 허용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디바이스들은 여전히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논란을 바탕으로 방통위는 고심끝에 11일 개인이 1대를 반입하는 경우에 한해서 인증을 면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달말부터는 반입신고서(제품종류, 인적사항, 연락처 등)를 전파연구소에 제출하면 번거로운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앞으로 눈치보며, 적지않은 비용에 불편함을 감수하며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방송통신기기를 들여오지 않아도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남습니다.

왜 정부는 방송통신기기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을까요.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불필요한 전자파를 방출해 다른 주변 기기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전자파 적합 시험을 거쳐야만 한국땅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방송통신기기 인증제도의 존재 이유입니다.

방송통신기기의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인증을 해주고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인증을 받지 않고 사용한다는 것은 오작동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극단적인 예지만, 병원에서 미인증 기기를 사용하다가 의료기기에 오작동을 유발시켜 환자가 사망할 경우, 해당 디바이스가 기준치 이상의 전자파를 방출했다는 것이 입증되면 책임은 그 디바이스를 가진 사람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나오는 방송통신기기에 탑재된 와이파이나 블루투스가 대부분 국제표준화된 기술인만큼 그러한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소비자에게 편익을 확대하겠다는 방통위 결정에는 환영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태도에는 실망입니다. 정부가 쓰라고 해서 썼을 뿐인데, 왜 책임은 개인에게 있는 것일까요.

미인증 방송통신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최소한 이러한 사실은 알고 사용해야 할 듯 싶습니다. 잘 모르는 브랜드, 기업의 제품을 쓸 경우 찝찝함과 불안감을 떨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11/01/11 15:54 2011/01/11 15:54
1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업무보고를 마쳤습니다.

이날 방통위는 미디어 융합 및 빅뱅, 스마트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시대 기반조성 ▲시장 선진화 ▲이용자 친화적 환경 구현 등 '방송통신 3대 핵심 전략'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내년도 계획에 앞서 방통위는 올해 주요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주요 성과로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 ▲IPTV 시장 안착 ▲브로드밴드 리더십 강화 등을 꼽았습니다.

먼저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의 지표로 지난해 80만대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는 700만대로 무려 8.7배나 성장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촉발한 것도 성과로 지목했습니다.

2008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IPTV 서비스도 2년여만에 300만 가입자를 확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15%를 차지한 것 역시 성과로 지목됐고 종편·보도전문PP 사업자 선정도 미디어 시장 발전 등을 이유로 주요 성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방통위가 지목한 이들 성과가 진정 성과로 볼만한 성질인지, 그리고 방통위 정책의 성과인지는 의문입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야 사실, 아이폰 힘이 가장 컸죠. 그러면 아이폰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방통위가 제도를 개선했으니 방통위 덕으로 볼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 반대죠. 우리나라는 아이폰이 공급된 나라 중 거의 끝물입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와 관련, 실무자를 혼내기도 했다는데요.

위피(WIPI) 폐지, 위치기반사업자 허가 등 방통위가 한 정책은 분명하지만 시점을 놓고 보면, 뒷북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여기에 가이드라인을 정해 민간 사업자의 영역인 마케팅 정책에도 개입하고 있습니다. 불붙은 스마트폰 경쟁에 찬물을 부었고, 통신사들은 직접적인 보조금이 아닌 요금할인 등을 통해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습니다.

IPTV 시장 안착. IPTV 가입자가 300만명으로 늘어나서 과연 방송통신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가 궁금합니다. IPTV 활성화에는 방통위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나친 정책적 배려로 케이블TV 등 경쟁 유료방송 매체는 볼멘소리를 달고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기치를 걸고 출범한 방통위(초창기 IPTV를 가장 많이 활용했습니다)가 그 첫 산물로 볼 수 있는 IPTV 활성화를 통해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를 도출해냈는지는 의문입니다.

통신사들의 방송 끼워팔기, 덤핑 등으로 오히려 세계 최저 수준인 유료방송 ARPU의 하락만 주도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IP기반의 특화된 콘텐츠, 통신사들의 투자 등이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분명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성과로 꼽기에는 역시 미흡해보입니다.

종편, 보도PP 선정. 정말 올 한해 많은 사회적 갈등과 이슈를 양산해 냈습니다. 5인 체제인 방통위 상임위의 2명의 위원은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방통위 주장대로 종편PP 등이 글로벌 미디어 도약과 방송시장 활성화 및 광고시장 확대를 가져올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제한된 광고시장을 놓고 출혈경쟁을 펼치다 콘텐츠 품질저하나 관련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방통위 실무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묵묵히 자기일들을 잘 처리해왔습니다. 하지만 산업과 진흥, 규제가 아닌 정치·사회적 이슈에 매몰되면서 때를 놓치기도 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양산해 낸 것 등은 내년 새롭게 시작하는 2기 상임위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입니다.


2010/12/17 13:53 2010/12/17 13:53
예상대로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이 KT에 입성했습니다. KT그룹의 콘텐츠 전략을 담당한다는 군요.

지난 국정감사 때 낙하산 인사 등 논란이 되면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역시 예정대로 된 셈입니다. 당초 부사장급으로 올 예정이었지만 주변의 뜨거운(?) 시선 때문인지 직급은 전무로 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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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 주에 그룹의 콘텐츠 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는데요. KTH나 싸이더스FNH 등 콘텐츠 비즈니스의 전략방향을 설정하고 관련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는 조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껏 없던 콘텐츠 담당 조직이 생겨났을까요. 현재 이 조직에 배정된 직원은 없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 입니다. 이제 수장이 왔으니 사람도 배정하겠죠.

김은혜 전무가 어떤 능력을 인정받아 이 업무를 총괄하게 됐는지는 의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MBC에서 기자, 앵커로 근무하다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한 것이 김 전무의 주요 경력인데, 통신그룹의 콘텐츠 전략을 총괄한다? 71년생 젊은 나이에 경력도 전무한데 도대체 어떤 능력을 인정받아 전무로 왔을까요?

글쎄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낙하산 인사 얘기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어찌보면, 이석채 회장 자체가 깔끔한 과정을 거쳐 회장직을 맡은 것이 아니니 뭐라하기도 그렇겠습니다.

이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국민경제자문위원직을 맡은 경험이 있고, 정관까지 변경하면서 회장직에 올랐습니다. 석호익 부회장은 18대 총선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후 KT에 입성했습니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으로 부임한 서종렬 전 미디어본부장 역시,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낸 바 있습니다. 김희정 전 원장이 청와대로 옮기고, 서 원장은 KISA로 옮기고, 바통터치를 한 김은혜 전 대변인은 KT로 입성하고. 참 모양새가 그렇습니다.

이 밖에도 KT에는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KT는 아직도 옛 한국통신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공기업이었던 한국통신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부비리 고발에 혁신기업 이미지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사 관행을 보면, KT가 민영기업인지, 아이폰 도입을 통해 혁신기업이라고 자부하던 회사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KT가 광고에 자주 사용하는 문구가 있죠. "다 그래를 뒤집어 보자"고요. 그래서인가요. 정말 상식을 뒤엎는 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주인 없는 기업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노동조합도 한마디 안하고 있습니다.

KT는 말로만 혁신기업, 올레(Olleh)를 외칠 것이 아닙니다. 상식을 준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구태의연한 한국통신의 모습일 뿐입니다.

앞으로 김은혜 전무가 회사에 어떠한 공로를 미치는지, 어디로 점프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2010/12/01 16:17 2010/12/01 16:17
이달 28일은 아이폰이 국내에 정식 유통된 지 만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이폰은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162만명을 기록했고,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도 10월 기준으로 570만명에 달합니다. 지난 연말에 비해 무려 12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가입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통신소비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폰 도입 이후 바야흐로 '스마트'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를 본격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화만 걸던 휴대폰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내손안의 컴퓨터 시대를 열었습니다. TV도 스마트TV로 진화하고 있고, 근무 형태도 스마트 워크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똑똑하고 영리한 휴대폰, 삶의 질을 높여주는 근무,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닌 똑똑한 텔레비전. 하지만 무수히 많은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의 삶은 과연 그 만큼 똑똑해지고 행복해졌을까요?

필자도 회사에서 지급한 스마트폰(갤럭시S)을 들고 다닙니다. 명색이 정보통신 분야에 출입하는 기자이지만 여전히 첨단기기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나름 스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후배기자들의 활용행태를 볼 때마다 “아직 멀었군”이라는 자조섞인 한마디를 마음속에 내뱉고는 합니다.

최근 갤럭시S OS를 업그레이드 했는데, 후배가 무언가를 뚝딱 더 설치해주더군요. 이런, 성능이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너무도 쉽게 하는 그런 후배 기자들을 볼 때마다 존경심마저 듭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새롭게 등장하는 SNS 서비스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언젠가부터 이들 서비스가 중요한 취재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SNS를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의 일환으로 생각하게 되니 하나의 노동이 돼버렸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조금 더 우세한 필자에게 이 같은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해야만 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왜 들고 다니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갖다보니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IT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의 내공을 십분 뽐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도대체 왜 스마트폰을 들고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특히, 나이 많은 부장님이나 임원들은 더 많은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기껏 장만한, 또는 회사에서 고가의 스마트폰을 지급했지만 활용은 여전히 일반폰과 같습니다. 업무가 되레 늘었다며 불평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긴 그러라고 등장한 것이 스마트폰이요, 모바일 오피스입니다.

현장근무, 이메일 확인, 사내 인트라넷 접속 등이 가능해지니 일처리는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보고해야 되니 업무강도는 부쩍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게 되고, 심해지면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비싼 요금제 때문에 가계에도 부담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은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스마트폰 중독 현상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아이들, 스마트폰에 남편을 빼앗긴 부인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주변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또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저탄소 녹색성장에 이바지 할 수 있고, 출퇴근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면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부장 얼굴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왠지 뒤쳐지는 것 같고, 승진 누락 원인을 스마트워크 탓으로 돌려버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사람을 더 지치게 할 수 있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바뀌는 업무 환경에도 적용해야 합니다. 과거 10년에 걸쳐 나타났던 변화가 이제는 1년 만에 변하고 있습니다.

2010/11/26 09:42 2010/11/26 09:42
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근절하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지가 대단합니다.

7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찬간담회에서 '디지털 융합시대의 방송통신 정책방향'을 주제로 최시중 위원장이 강연을 했는데요.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 중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은 바로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과 관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최 위원장은 특정 기업을 콕 꼬집어 비유를 했는데요.

KT를 겨냥해 최 위원장은 KT가 점유율 한계를 깨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SK텔레콤의 막강한 자금력 때문이라는 겁니다.

SK텔레콤 그룹에서 전략적인 배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SKT의 점유율이 51%를 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60% 까지 충분히 갈 수 있지만 독점 우려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SK텔레콤이 적정수준에서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것도 모르고 KT가 아무리 마케팅 해봤자 점유율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마케팅 경쟁하지 말라는 얘기 입니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연평균 5% 증가한데 비해 마케팅 비용은 연평균 18% 늘었습니다.

이러한 수치를 놓고 보니, 최시중 위원장 입장에서는 쓸모없는 마케팅 경쟁이 펼쳐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후발사 도전 없이는 시장 변화 어렵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진단에 대해 일부분은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판단됩니다.  

일단 KT가 아무리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도 점유율 확대는 어렵다는 의견에는 동의 합니다. 두 회사간 이익규모가 너무 차이 납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2조1012억원, 영업이익 2조1793억원, 당기순이익 1조28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KT는 매출 18조9558억원으로 SK텔레콤을 압도 하지만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9452억원, 6051억원으로 SK텔레콤에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5~2009년 기간 동안 KT가 보여준 행보는 2위 사업자로서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은 번호이동성제도와 010식별번호가 도입되던 해 입니다. 흔히 자기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통사를 옮기는 것을 MNP(Mobile Number Portability)라고 하는데요, 이통사간에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입니다.

이를 계기로 011 번호를 가진 이용자도 번호를 유지하면서 KT(옛 KTF)나 LG유플러스(옛 LG텔레콤)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후발 사업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요금에 단말기 보조금을 많이 주더라도 가입자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을 겨냥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6년에는 좀더 의미있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3G 시장의 개화 입니다. SK텔레콤과 KT는 그 해 5월 6월에 각각 세계 최초로 HSDPA 상용서비스를 시작, 이동통신 시장이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3G 전환에 불을 붙인 곳은 KT 였습니다. 당시 KTF는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까지 3G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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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마케팅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었죠. 최 위원장의 지적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변화는 역시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KT는 점유율 변화보다는 오히려 경쟁구조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유는 황금주파수인 800MHz를 독점하고 있는 SK텔레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기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800MHz 황금주파수는 SK텔레콤 경쟁력의 원천이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1.8GHz 주파수를 통해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800MHz 주파수는 회절성이 뛰어난 특징 덕에 1.8GHz 주파수에 비해 효율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1.8GHz가 800MHz 만큼의 통화품질을 유지하려면 기지국이 1.4배 더 많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KT 입장에서는 경쟁의 판을 바꾸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전멸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었고, 적자를 기록했던 2008년 2분기, 하지만 "여력이 있었다면 더 했을 것"이라는 당시 KTF 관계자의 말도 기억이 납니다.

실제 KT의 3G 시장에서의 폭풍러시로 SK텔레콤 역시 3G 전환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었고, 이제 시장은 3G가 대세가 됐습니다. 아마도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없었다면 우리의 3G 도입은 그만큼 뒤로 밀렸을 것이고 이동통신 시장은 아무런 변화 없이 흘러왔을 것입니다.

가입자 확대, 성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뭣하러 요금을 내리고 경쟁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점유율 유지하면서 요금 받으면 되지요.

비록,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어났지만 그 덕에 우리는 질일보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통신시장에 경쟁이 활성화 됐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자율경쟁 유도한다더니

통신사들 역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부담이었습니다. 놔두면 다 이익으로 돌아가는데 왜 아깝지 않았겠습니까.

최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아이폰 효과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금일 오전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최 위원장은 "아이폰을 도입한 89개국 중 우리가 85번째로 도입했다"며 실무자들을 야단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폐가 있습니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 정책을 생각하면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을 기반으로 팔리는 아이폰은 국내에 발을 붙일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은 고가이기 때문에 통신사, 제조사의 보조금 없이는 시장확산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외도 상당한 스펙의 제품들이 아이폰과 비슷한 가격대에 약정을 바탕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대신 요금제가 비싸지요. 그걸로 보충을 하는 구조입니다. 보편적 현상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지금 방통위는 스마트폰은 확산시키라고 하고 보조금은 쓰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내리겠다더니 결국은 통신사의 팔목을 비틉니다. 그리고 권고사항에 불과한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으면 응분의 대가를 치룰 것이라고 압력을 넣습니다. 

2007년 6월29일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이 출시된 날입니다. 2007년 국내시장에서는 KT와 SK텔레콤간의 3G 전환경쟁이 불이 붙었던 시점입니다. 2008년 3월은 융합을 기치로 내세운 방통위가 출범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IT지수가 후퇴하고 아이폰 충격에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것이 과연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써가며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려 했던 KT에 있는지, 통신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 있는지.

PS : 요즘은 한쪽 편을 들면 사주를 받았느냐, 장학생이냐 하는 소리가 지겨워서 첨언합니다. 아무 관계 없습니다.


2010/07/07 16:54 2010/07/07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