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5년간 방송 못지 않게 통신 분야에서도 매번 뜨거운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바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 문제였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당시 통신요금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전이어서 이동통신 요금 이슈는 음성 통화료 및 문자요금 인하에 초점이 맞춰졌다.

통신요금 인하 요구의 근거는 메릴린치나 OECD 보고서였다. 국가간 요금비교 결과 우리나라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싼만큼, 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사업자들은 강하게 반대했지만 방통위의 압박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결국 이통사들은 2010년 SK텔레콤을 필두로 1초당 과금제 도입, 문자요금 10원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기본료 1000원 인하가 단행됐다. 최시중 전 위원장은 당시 고통분담을 강조했다.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온나라가 어려우니 통신사들도 요금인하로 화답하라는 취지였다. 당시에도 SK텔레콤이 먼저 기본료 1000원을 인하했고, KT와 LG유플러스가 동참하는 모양새로 귀결됐다.

방통위 출범 이후 이뤄진 요금인하에는 패턴이 있다.

먼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만 무력화시키면 나머지는 알아서 된는 것이다. 발신번호표시(CID) 무료화, 초당과금제 도입 모두 SKT가 먼저 총대를 멨다. 그러면 시장 쏠림 현상과 규제기관의 눈치를 보다가 KT와 LG유플러스가 동참하는 식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방통위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최시중 전 위원장이나 현 이계철 위원장의 공통된 통신요금 인하 정책에 대한 철학은 '경쟁활성화' 였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인하하고 후발 사업자가 버티다가 결국은 동조하는 패턴, 이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의 고착화로 이어졌다.

요금인가제로 지배적 사업자의 요금을 적정수준에서 묶어 놓으면 후발사업자는 SKT의 요금구조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내놓는 현상이 반복됐다. 3G는 물론, LTE 등 스마트폰 요금제 구조가 대동소이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는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이통사들은 규제기관의 권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보조금 경쟁만을 반복했다.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한차례도 지켜진 적이 없다.

요금경쟁 활성화 대신 보조금 경쟁이 활성화되다보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고가 스마트폰 구조의 고착화라는 현상도 발생했다.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최신형 단말기가 필요했고, 보조금 지급을 통해 소비자가 고가 단말기를 공짜로 구매하는 듯한 착시효과를 제공하는 식으로 경쟁이 이뤄졌던 것이다.

물론, 이통사들의 경쟁 정책의 한계로도 볼 수 있지만 방통위가 강조했던 경쟁활성화 정책의 실패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통3사의 경쟁만으로는 고착화된 시장구조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새로운 경쟁환경을 만드는데에는 소홀했던 것이다.

제4이동통신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알뜰폰(MVNO) 정책도 우여곡절끝에 간신히 시행됐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기대이하다. 틈새시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전체적인 요금수준을 내리기에는 아직까지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자급제 정책 역시 시행된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평가를 내리기 쉽지 않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기대이하다.

방통위는 내년 조직개편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마디로 5년간 방통위가 통신요금 정책과 관련해서는 시장도 잡지 못했고, 요금도 팔목비틀기식으로 내렸다는 평가 이상이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2012/11/01 11:35 2012/11/01 11:35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된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제도 시행초기여서 그런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이통사 대리점 이외의 곳에서 휴대폰을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 제조사가 아직 관망중이고, 새롭게 국내시장에 진출하려는 해외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정부는 이통사를 통해 가입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는 서비스와 단말기 시장을 명확히 구분해 중고 단말이나 자급 단말기로  서비스에 가입하더라도 동일한 요금할인을 받게 해주는 것에 역점을 기울여 왔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3사는 자급제 시행 전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한 결과 6월경부터 자급 단말기에 대해서도 동일한 요금할인을 해주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물론, 1년, 또는 2년 등 서비스 약정을 맺어야 합니다. 이 부분 역시 동일합니다.

현재 SKT의 3G 정액요금제(스마트폰 요금제) 요금할인율은 약 30% 이며 LTE 정액요금제는 25% 수준입니다. LG유플러스의 3G 스마트폰 요금제 할인율은 약 35%, LTE는 약 25% 정도 입니다.

SK텔레콤은 6월 1일부터 약정할인 가입을 받되 5월 이용분이 있을 경우 소급 적용하기로 했고 LG유플러스는 이달 29일부터 가입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KT의 행보는 조금 다릅니다.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자급제 단말용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일명 '심플정액' 상품인데요. 사용 패턴에 따라 음성, 문자, 데이터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요금할인 얘기는 빠져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KT는 7일 "고객의 처한 상황이 다양하고 고객의 니즈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말 자급제 전용상품이 있는 것이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요금상품이 나와야 요금수준과 할인율을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현재의 KT 상황과 정책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T는 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통신사업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통신계열사인 비씨카드, KT스카이라이프 등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 기사 : KT도 1분기 부진…매출 증가, 비씨카드 편입 효과

통신부문의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이 바로 이 요금할인 정책 입니다.

KT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스마트 스폰서' 정책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봤습니다. 하지만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할인이 커지는 KT 할인구조는 시간이 지나며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주로 가입하는 월 5만4000원 요금제로 본다면 KT는 1년차에 월 1만8700원, 2년차 2만900원, 3년차 2만3100원를 깎아줍니다. 3년 이후에도 월 1만1000원을 요금제 해지 시점까지 지원합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같은 할인 프로그램이 있지만 양사는 매년 정액을 제해주지 KT처럼 할인폭이 늘어나거나 기간 구분 없이 할인해주는 구조는 아닙니다.

오래쓰면 쓸수록 KT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구조인 셈입니다. 실제 KT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할인요금제도를 손봐야 할 판에 자급 단말기에도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라는 정부 입장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어찌됐든 자급 단말기 시장이 커지고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KT도 이 부분을 외면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통위 역시 실망한 눈치지만 "시장이 커질 경우 KT도 정책을 바꾸지 않겠느냐"라는 말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2012/05/07 16:13 2012/05/07 16:13
1~2편을 통해 단말기 자급제에 대한 개념과 제도시행 목적, 그리고 이용가능한 단말기 범위와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아봤습니다.

마지막편에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과 자급제 시행에 따른 파급효과 및 사업자간 이슈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유지돼던 유통구조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만큼, 정부도 기대치가 높습니다. MVNO 사업자들 역시 두 손 들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유통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달가울리 없습니다.

제도 시행 초기 급격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 유심 기변시 서비스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나요?

일단 유심 기변은 스마트폰 및 일반폰 모두 가능합니다. 문제는 SMS 지원 여부입니다. 5월 이후 생산되는 스마트폰 및 일반폰은 MMS 국제표준 규격인 OMA-MMS를 적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5월 이전에 출시된 중고 휴대폰(WCDMA)들은 OMA-MMS 규격을 탑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SKT와 KT간 MMS가 호환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양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해결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개선책은 통신사 서버단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데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일단 KT의 경우 휴대폰에 OMA-MMS를 탑재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SK텔레콤이 OMA를 탑재하지 않아 통신사간 이동시 MMS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일반폰의 경우 서버 단에서 조차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취재까지만 보면, 중고 일반폰은 SKT-KT간 MMS 호환이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중고폰 거래시 이 같은 점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KT로 개통된 중고폰을 SKT의 MVNO에 가입할 경우 MMS는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자급제와 관련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 반응은 어떤가요?

방통위는 휴대폰 자급제로 휴대폰을 산 사람에게도 요금할인을 적용하라고 통신사에게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약관에 단말기와 서비스가 명확히 구분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혜택을 요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단말기는 이통사가 가입자를 유치할 때 가장 큰 유인책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가장 큰 마케팅 무기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것입니다. 유통경쟁력 약화는 물론, 단말기 매출을 잡는 곳에서는 매출감소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좋은 일도 아닙니다. 이동통신사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한된 단말기만 유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당분간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 유통될 전망입니다. 당장 5월 시행이지만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일단 저가 단말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좋을 수 있습니다. 중고폰은 물론, 해외에서처럼 100달러 단말기 등이 유통될 것입니다. 산업적으로 보면 MVNO들이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MVNO들은 그동안 이통사로부터 재고 휴대폰만 수급하는 등 다양한 단말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보통 제조사로부터 신상 휴대폰을 공급받으려면 물량 개런티를 해야 하는데 MVNO 현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이통사 점유율을 잠식할 수 밖에 없는데 이통사 눈치를 보는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적습니다. 하지만 자급제 시행으로 해외 제조사들의 다양한 제품들을 수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미 ZTE, 화웨이 등이 MVNO와 손잡고 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입니다.

- 해외제품의 경우 AS는 문제가 없을까요?

이번 자급제 시행으로 보따리 장사들이 해외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공식적인 AS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국내에 AS망이 구비되지 않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제품을 역수입할 경우 AS는 어떻게 될까요? 이는 제조사 정책에 따라 좌우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데 밖에서 사왔다고 AS에 제한을 두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국내 제조사들은 해외향과 국내향 단말기간 가격격차에 대해 AS 비용도 포함됐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AS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해당 사례가 나와야 이 문제도 매듭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2/04/30 14:34 2012/04/30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