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근절하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지가 대단합니다.

7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찬간담회에서 '디지털 융합시대의 방송통신 정책방향'을 주제로 최시중 위원장이 강연을 했는데요.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 중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은 바로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과 관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최 위원장은 특정 기업을 콕 꼬집어 비유를 했는데요.

KT를 겨냥해 최 위원장은 KT가 점유율 한계를 깨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SK텔레콤의 막강한 자금력 때문이라는 겁니다.

SK텔레콤 그룹에서 전략적인 배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SKT의 점유율이 51%를 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60% 까지 충분히 갈 수 있지만 독점 우려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SK텔레콤이 적정수준에서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것도 모르고 KT가 아무리 마케팅 해봤자 점유율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마케팅 경쟁하지 말라는 얘기 입니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연평균 5% 증가한데 비해 마케팅 비용은 연평균 18% 늘었습니다.

이러한 수치를 놓고 보니, 최시중 위원장 입장에서는 쓸모없는 마케팅 경쟁이 펼쳐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후발사 도전 없이는 시장 변화 어렵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진단에 대해 일부분은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판단됩니다.  

일단 KT가 아무리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도 점유율 확대는 어렵다는 의견에는 동의 합니다. 두 회사간 이익규모가 너무 차이 납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2조1012억원, 영업이익 2조1793억원, 당기순이익 1조28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KT는 매출 18조9558억원으로 SK텔레콤을 압도 하지만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9452억원, 6051억원으로 SK텔레콤에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5~2009년 기간 동안 KT가 보여준 행보는 2위 사업자로서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은 번호이동성제도와 010식별번호가 도입되던 해 입니다. 흔히 자기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통사를 옮기는 것을 MNP(Mobile Number Portability)라고 하는데요, 이통사간에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입니다.

이를 계기로 011 번호를 가진 이용자도 번호를 유지하면서 KT(옛 KTF)나 LG유플러스(옛 LG텔레콤)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후발 사업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요금에 단말기 보조금을 많이 주더라도 가입자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을 겨냥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6년에는 좀더 의미있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3G 시장의 개화 입니다. SK텔레콤과 KT는 그 해 5월 6월에 각각 세계 최초로 HSDPA 상용서비스를 시작, 이동통신 시장이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3G 전환에 불을 붙인 곳은 KT 였습니다. 당시 KTF는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까지 3G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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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마케팅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었죠. 최 위원장의 지적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변화는 역시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KT는 점유율 변화보다는 오히려 경쟁구조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유는 황금주파수인 800MHz를 독점하고 있는 SK텔레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기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800MHz 황금주파수는 SK텔레콤 경쟁력의 원천이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1.8GHz 주파수를 통해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800MHz 주파수는 회절성이 뛰어난 특징 덕에 1.8GHz 주파수에 비해 효율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1.8GHz가 800MHz 만큼의 통화품질을 유지하려면 기지국이 1.4배 더 많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KT 입장에서는 경쟁의 판을 바꾸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전멸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었고, 적자를 기록했던 2008년 2분기, 하지만 "여력이 있었다면 더 했을 것"이라는 당시 KTF 관계자의 말도 기억이 납니다.

실제 KT의 3G 시장에서의 폭풍러시로 SK텔레콤 역시 3G 전환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었고, 이제 시장은 3G가 대세가 됐습니다. 아마도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없었다면 우리의 3G 도입은 그만큼 뒤로 밀렸을 것이고 이동통신 시장은 아무런 변화 없이 흘러왔을 것입니다.

가입자 확대, 성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뭣하러 요금을 내리고 경쟁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점유율 유지하면서 요금 받으면 되지요.

비록,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어났지만 그 덕에 우리는 질일보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통신시장에 경쟁이 활성화 됐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자율경쟁 유도한다더니

통신사들 역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부담이었습니다. 놔두면 다 이익으로 돌아가는데 왜 아깝지 않았겠습니까.

최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아이폰 효과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금일 오전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최 위원장은 "아이폰을 도입한 89개국 중 우리가 85번째로 도입했다"며 실무자들을 야단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폐가 있습니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 정책을 생각하면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을 기반으로 팔리는 아이폰은 국내에 발을 붙일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은 고가이기 때문에 통신사, 제조사의 보조금 없이는 시장확산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외도 상당한 스펙의 제품들이 아이폰과 비슷한 가격대에 약정을 바탕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대신 요금제가 비싸지요. 그걸로 보충을 하는 구조입니다. 보편적 현상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지금 방통위는 스마트폰은 확산시키라고 하고 보조금은 쓰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내리겠다더니 결국은 통신사의 팔목을 비틉니다. 그리고 권고사항에 불과한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으면 응분의 대가를 치룰 것이라고 압력을 넣습니다. 

2007년 6월29일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이 출시된 날입니다. 2007년 국내시장에서는 KT와 SK텔레콤간의 3G 전환경쟁이 불이 붙었던 시점입니다. 2008년 3월은 융합을 기치로 내세운 방통위가 출범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IT지수가 후퇴하고 아이폰 충격에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것이 과연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써가며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려 했던 KT에 있는지, 통신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 있는지.

PS : 요즘은 한쪽 편을 들면 사주를 받았느냐, 장학생이냐 하는 소리가 지겨워서 첨언합니다. 아무 관계 없습니다.


2010/07/07 16:54 2010/07/07 16:54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뿔’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방통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G 이동통신 품질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인위적으로 통화품질을 높이려 부정행위를 했다고 합니다.

3G 품질평가는 올해로 두 번째입니다. 그동안 사설 리서치센터에서 3G 품질평가를 하기도 했지만 객관적이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사업자들은 이 같은 품질조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지난해에 이뤄졌던 사업자별 통화품질 결과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음성의 경우 SKT가 접속성공률 99.66%, 99.35%인 KT(옛 KTF)를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반면, 무선데이터는 KT가 영상통화는 SKT가 소폭 앞섰습니다.

전파가 장소, 시간, 날씨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 만큼 1~2% 차이는 실질적으로 거의 대등한 품질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방통위 설명입니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이 결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사활을 겁니다. 1% 미만의 차이로 이기더라도 가장 품질이 우수한 사업자와 그렇지 못한 사업자로 구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홈쇼핑이 이동통신 대리점 역할도 하는데요. 최근 보니 SK텔레콤이 3월부터 초당과금에 들어간다며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하더군요. 당연한 현상입니다. 품질조사 결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대리점마다, 홈쇼핑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한 통신사 입니다"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겠죠.

이처럼 회사의 명예가 걸린 문제다보니 부정행위가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방통위에 따르면 미신고 무선국의 경우 SK텔레콤이 17개, KT 10개가 적발됐습니다. 또한 설치장소를 위반한 무선국도 SK텔레콤 37개, 준공신고 전에 운용한 무선국도 SK텔레콤이 13개, KT는 91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같은 부정행위가 적발이 안됐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올해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난 것은 이동통신방향탐지차량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품질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조사부터 전국을 돌며 불법 무선국을 잡아내고 있습니다.

어찌됐던 한마디로 평가지역에 소형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가동 전 기지국을 운용해 품질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 한 것이라는 게 방통위의 설명입니다.

방통위는 양 사업자를 대상으로 적발된 불법무선국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고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과태료 하면 상당하겠구나 생각하겠지만 법적으로 750만원에 불과합니다. 자진납부하면 20%를 감면해줍니다. 양사는 기한내 납부해 각각 600만원을 냈다고 합니다. 600만원들여 3G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이통사로 등극할 수 있다면 그게 어디겠습니까.

방통위에 따르면 품질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을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불법무선국 외에도 아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시험공부를 미리미리 해서 좋은 점수 받으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단기간내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하다보니 부정행위가 나타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페어플레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품질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소비자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 시대도 아니고 품질은 거기서 거기니까요. 

그리고 이통사들은 좀 긴장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방통위 해당 과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아주 불쾌해 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주 철저하게 조사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올해 품질조사 수치가 작년보다 더 낮게 나타날지도 모르겠군요.

3G서비스의 전국 평가결과는 4월에 발표됩니다.


2010/03/02 09:05 2010/03/02 09:05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Wireless & Networks Comm China 2009’라는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520여개 업체가 참여한 중국 최대규모의 정보통신 행사였는데요,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참가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3G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단말제조사는 3G 휴대폰 전시에 여념이 없었고,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주요 중국 이동통신사들 역시 데이터 통신에 특화된 3G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은 무엇을 선보였을까요.

SK텔레콤은 한국 내에서는 이동통신 시장의 50.5%를 점유하는 지배적 사업자이지만 해외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미국시장에서는 결국 힐리오가 실패했고, 중국에서도 통신시장이 개편되면서 차이나유니콤에 걸었던 기대도 많이 퇴색됐습니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왜 이번 중국 전시회에 참가했을까요? 이번에 SK텔레콤이 전시한 서비스들과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서비스를 꼽자면 전자종이(e-Paper)와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MIV(Mobile in Vehicle)입니다.

전자종이의 경우 이동통신사와 바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SK텔레콤의 고민과 미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자종이는 전력소모량이 적고 상당히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차세대 영상장치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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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미국, 일본에 이어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10년 이상된 해외 선도기업들과의 기술격차도 거의 극복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지적재산권(IPR) 확보를 고려해 토너(Toner) 방식의 기술을 개발 중에 있는데요. 빨강, 하양, 파랑, 노랑, 검정 등 5개의 입자로 구현된 토너에 대한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합니다.

MIV를 살펴보죠.

MIV는 올해 4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고 엔터테인먼트, 길안내, 안전보안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인데요, 경쟁사인 KT도 블루투스를 통해 현대차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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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SKT와 KT의 차이점은 Before Market과 After Market으로 나뉘어집니다. SKT는 아예 자동차를 제조할 때 장착되는 비포마켓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KT는 자동차 완성 후 이용 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국 전시회에서는 비포마켓도, 애프터마켓도 아닌 프리마켓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전장업체나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딜러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중국내 투자회사인 E-eye 까오신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GPS 단말 개발부터 생산, 판매 및 운영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E-eye 까오신이 나서서 중국내 대형 자동차 딜러회사와 협상을 하고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에 MIV 서비스를 탑재하는 식으로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서비스여서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MIV나 전자종이 등 이동통신사로서는 다소 낯선 서비스개발 및 공급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이상 음성 중심의 이동통신 서비스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협소한 내수시장을 탈피해 해외진출을 타진해야 하지만 힐리오 실패, 스프린트 넥스텔 지분매입 무산 등에서 보듯이 해외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는 현실도 한 몫했습니다. 한마디로 노랑 아시아 국가에게는 미국의 자존심을 넘겨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힐리오와 스프린트 넥스텔을 통해 해외 이동통신 사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속성장이 아닌 생존차원에서라도 해외진출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명제입니다.

그래서 SK텔레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이동통신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사업입니다. MIV을 보면 SK텔레콤의 포부는 거창합니다. 단순히 E-eye 까오신을 통해 중국내 서비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완성차 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장 지형을 바꾸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컬러링, 싸이월드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큰 재미는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싸이월드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으로는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전에 한국에서 오래 근무한 외신기자가 “해외에서 SK텔레콤에 대한 인식이 어떻느냐”라는 질문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SK텔레콤은 상당히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두렵지는 않다. 왜냐면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도 한국내에서만 머무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SK텔레콤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껏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도 권리주장도 못하고, 협소한 국내시장에서만 장사를 한 셈이니까요.

SK텔레콤은 예전에는 음성통화 매출만으로도 배두드리며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것을 수년전부터 인식,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합니다만 가야할 길은 명확해 보입니다.

KT의 한 전직 고위임원이 네덜란드의 가축 사료 회사인 핸드릭스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가축 사료를 만들던 핸드릭스라는 회사는 성장이 정체되자 가축 질병키트 시장에 진출하고 또 다시 가축 질병 백신시장에 진출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축시장이라는 베이스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축에 근거한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이 임원은 KT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충언(忠言)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적어도 내수시장이 포화된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KT와 SK텔레콤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해외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이 솔루션, 컨버전스 시장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취임한 산업간 컨버전스, 솔루션 시장 개척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통적인 MNO 비즈니스에서 탈피하고, 그 만큼의 성과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 같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잘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5년 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해외에서도 이름을 높이고 있는 SK텔레콤을 만나보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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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15:45 2009/09/22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