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한 디자이어HD 부팅속도, 사실은 절전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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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1 09:46

지난주 대만 타이페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 HTC의 신제품 발표회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발표된 제품은 디자이어의 후속제품인 디자이어HD와 디자이어Z를 비롯해 새로운 HTC센스와 클라우딩 서비스인 HTC 센스닷컴 등입니다.
HTC와 협력을 맺고 있는 많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통신사의 대표들이 참석해 HTC 제품에 대한 뜨거운 지지를 보였는데요.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제품은 디자이어HD 였습니다. 4.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에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최신형 안드로이드폰입니다. 이 제품은 다음달 KT를 통해 출시될 예정입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디자이어HD를 만져봤는데요. 전반적으로 상당한 스펙에 4.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어HD를 만져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로 부팅 속도였습니다.
일단 동영상을 보시죠. 디자이어HD와 갤럭시S, 아이폰4를 동시에 부팅시켜보았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이건 뭐 상대가 되지 않는군요. 갤럭시S와 아이폰4가 워밍업을 하기도 전에 이미 디자이어HD의 부팅은 끝났습니다. 이 기능은 일명 ‘Fast Boot(패스트 부트)’라고 불리는데요. 부팅 시간을 단축해 빠른 통화나 메일확인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런데 디자이어HD의 부팅 모습이 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직업상 노트북을 들고 여기저기 취재다니다보면 수시로 재부팅해야 하는데요. 전원을 아예 끄기보다는 절전모드로 해놓고 돌아다니곤 합니다. 2~3초면 로그인을 할 수 있죠.
사실 ‘패스트 부트’도 비슷한 방식입니다. 다음 디자이어HD의 부팅 동영상을 보시죠.
어떻습니까. 첫번째 동영상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동영상은 배터리를 분리한 후 부팅을 시켰을 때의 속도를 촬영한 것 입니다. 여느 스마트폰과 비슷한 속도를 보입니다.
처음 디자이어HD 전원을 껐다 켰을 때 그 속도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지만 배터리를 분리하고 다시 부팅을 했을 때 왠지 속았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결국 ‘패스트 부트’는 일종의 절전모드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HTC 스탭은 "정상적인 진짜 부팅속도"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일부 전원을 남겨놓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원이 완벽히 분리된 후 기록된 부팅속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패스트 부트’가 불필요한 기능은 아닙니다. 특히, 그 같은 기능을 앞세워 제일 잘나간다는 아이폰4에 한방 먹인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홍보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패스트 부트’ 기능을 보면서 HTC의 새로운 면모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C에게는 ‘quietly brilliant(겸손하게 빛나는)’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쟁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존 왕 HTC 마케팅총책임자(CMO)는 론칭 행사에서 소비자가 올린 영상이라며 디자이어HD와 아이폰4의 부팅 동영상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패스트 부트’ 기능으로 말이죠.
아이폰4가 말도 안되게 깨지는 영상에 HTC의 지지자들이 열광했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공정하지 않았고 겸손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른 스마트폰에는 ‘패스트 부트’ 기능이 없는데 실제 부팅속도가 그렇게 차이 나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OEM 업체로 성장했던 HTC는 더 이상 남의 하청일을 하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는 겸손한지 모르겠지만 경쟁사에게는 편법을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강조하기도 하고, 경쟁사의 제품을 폄하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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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실에서 얼마나 ‘패스트 부트’ 기능이 사용될지는 아직 감이 오지 않습니다. 아이폰4처럼 배터리를 분리하지 못하는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대부분 스마트폰을 부팅하는 경우는 배터리를 교체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비교는 아니었지만 직접 비교를 당한 애플이나 디자인이 저렴해(cheap) 보인다고 조롱을 당한 삼성전자나 딱히 할 말은 없어 보입니다.
HTC는 실제 패스트 부트라는 기능을 제품에 적용했고, 실제 규모는 작지만 적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 휴대폰 빅3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휴대폰 8위 업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강자로 올라선 HTC. 안드로이드폰 인기 TOP 10 중 7개 제품에 이름을 올리며 무섭게 성장하는 회사. 덩치는 작지만 애플과 삼성전자를 조롱하는 회사. 그 만큼 실력도 있는 회사.
힘들게 쌓아올린 세계 휴대폰 2~3위 자리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이 필요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