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사라졌던 IPE가 ‘행복동행’으로 부활했다.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산업생산성 증대)는 2009년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발표한 미래성장 전략이다. ICT, 통신 기술과 이종 산업간의 결합을 통한 신사업 발굴,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협력사와의 상생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20년 IPE 매출 20조원 달성, 해외매출 비중 50% 이상 확대가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SK텔레콤에서 IPE는 자취를 감췄다. 당연히 2020년 목표치도 수정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가능성의 동반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2020 비전 100&10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기업가치 100조를 달성하고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SK텔레콤의 야심찬 중장기 프로젝트 IPE는 사라졌다. 하지만 사라졌던 IPE 전략은 2013년 5월 ‘행복동행’으로 재탄생했다.

IPE가 지향한 목표나 ‘행복동행’이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하지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신, ICT 기술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다는 기본 골격은 비슷하지만 해외사업의 목표치가 대폭 수정됐고, 융합사업에 대한 시각, 창업지원 전략도 크게 변했다.

SK텔레콤이 2020년을 목표로 세운 장기 전략을 불과 3년여만에 바꾸게 된 이유는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IPE는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9년에 마련된 전략이다.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ICT 생태계 만들어 같이 성장해야 하는 최근의 ICT 시장환경에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도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하 사장은 “국내 통신사들은 변화에 앞서갔지만 언젠가부터 변화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했다. 보조금 경쟁에만 매몰돼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경쟁력 있는 업체와 제휴에 소홀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일반폰 시대의 월드가든 경쟁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TGIF(트위터·구글·애플·페이스북), 국내 OTT 업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월드가든에서 최고의 권한을 갖고 있던 시절 마련된 전략으로는 스마트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창업지원 전략도 단순한 개발, 자금, 인력 지원에서 탈피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개발, 사업화,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지원 방식을 도입했다.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많이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면 SK텔레콤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행복동행’ 전략 역시 통신, ICT 환경변화에 따라 또 다시 수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형희 SK텔레콤 CR 실장은 “IPE라는 단어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면서도 “IPE때 고민하고 잘할 수 있었던 것들, 예를 들면 헬스케어, 교육 등은 지금 더 고도화하고 있다. IPE는 사라졌지만 그 기본은 행복동행에서도 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장점은 승계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이번에 SK텔레콤이 발표한 ‘행복동행’ 전략은 얼핏 대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강조한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SK텔레콤이 성장한계에 직면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갑(甲)’의 횡포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제 ‘갑’이 아닌 수많은 중소기업, 예비 창업자와 동반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행복동행’ 전략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과거의 반성을 통해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미래는 지금보다는 더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좋은 전략도 무용지물이다.

2013/05/09 11:18 2013/05/09 11:18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저마다의 강점과 약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탈통신, 컨버전스 전략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대한 강점을 살려 시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흔히 탈통신이라고 얘기하지만 통신을 벗어나기 보다는 통신자원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통신3사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봅니다.

◆KT, 강력한 네트워크 보유…다양한 사업 추진 장점

KT의 경우 장점은 거대하다는 것입니다. KT는 3만명 가량의 직원과 전국 각지의 부동산을 보유한 거대 통신사 입니다. 전화·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은 부동의 1위, 이동통신은 2위인 기업입니다. 유선과 무선의 경쟁력과 가입자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춘 통신사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KT의 컨버전스 및 탈통신 전략은 스마트(S.M.ART, Save cost Maximize Profit)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KT가 보유한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KT는 스마트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분야로 6개 대상을 선택했는데요. ▲기업(Smart Enterprise) ▲소호 및 중소기업(Smart SOHO/SMB) ▲공공(Smart Government) ▲빌딩(Smart Building) ▲공간(Smart Zone) ▲그린(Smart Green) 등이 대상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빌딩과 공간, 그린 등이 포함돼 있는데요. 기업시장은 통신3사 모두 접근하는 시장인 반면 공간에 접근하고자 하는 전략은 참신해 보입니다. KT는 우선 유무선 공히 전국적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 빌딩, 즉 대한민국 거의 모든 공간에 유선, 이동통신, 와이파이, 와이브로 TRS 등 통신 인프라가 깔려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해 사업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에 한계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네트워크 인프라는 KT의 최대 강점입니다. 여기에 전국에 위치해 있는 전화국 역시 다양한 비즈니스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탈통신을 위해서는 통신인프라가 강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KT는 통신3사 중 가장 앞서나갈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됩니다.

◆SK텔레콤, 해외진출 경험살려 글로벌 시장 진출 모색

SK 텔레콤의 강점은 강력한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SK그룹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단점은 SK브로드밴드라는 유선 자회사가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유선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는 강점을 가질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탈통신의 전단계로 볼 수 있는 유무선 컨버전스 시장 공략에 있어 한계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SK텔레콤은 국내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습니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해외시장을 꾸준히 두드렸지만 미국, 중국, 베트남 등 대부분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SK텔레콤은 여전히 해외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탈통신 전략으로 볼 수 있는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역시 해외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최근 SK텔레콤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유무선통신사인 텔콤과 디지털콘텐츠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자동차, 디스플레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통신사 및 기업들과의 제휴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SK텔레콤은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과 맞물려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오는 2020년 IPE 관련 매출만 20조원을 거두겠다는 계획입니다. 협소한 국내시장만 가지고는 달성 불가능한 수치입니다. 이미 수차례 해외시장에서 쓴맛을 본 SK텔레콤이 실패 경험을 자양분 삼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LG유플러스, 경험·자원 부족 약점…과감한 투자 필요

LG 유플러스는 대부분 통신 분야의 3위 업체입니다. 급변하는 통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 등 LG 계열 통신사가 힘을 모은 것인데요.

힘을 모으고 내놓은 것이 바로 '탈(脫)통신'입니다. LG유플러스 역시 더 이상 국내에서의 소모적인 경쟁으로서는 지속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셈입니다.

가장 강력한 캐치프레이를 내세웠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합니다. 일단 미디어와 광고, 교육, 유틸리티, 자동차, 헬스케어 등을 탈통신 영역으로 지정한 상태입니다.

LG 유플러스는 상반기에 150억원의 탈통신 사업을 위한 투자펀드를 조성했습니다. LG그룹이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있지만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LG의 경우 독자생존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룹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차츰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사업에 출사표를 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춰 구글, 애플 등 처럼 새로운 모바일 광고시장을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국내 8조원 가까운 국내 광고시장에서 모바일 광고시장은 2012년에야 1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향후 경쟁사들이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큰 돈을 벌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또한 무선 중심은 SK텔레콤, 유선 중심은 KT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약간은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LG유플러스가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비록 시장 3위이지만 저력을 과소평가 할 수는 없습니다. LG그룹의 후광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통신 네트워크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유선의 경우 SK진영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습니다. 다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정밀한 타깃 시장 설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2010/10/17 21:04 2010/10/17 21:04
통신업계가 전통적인 통신영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산업생산성증대(IPE 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KT는 스마트(S.M.ART : Save cost, Maximize profit ART), LG텔레콤은 탈(脫)통신 등 이름만 다르지 전통적인 통신시장이 아닌 다양한 산업군으로 영역을 확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통신사들은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내수산업에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했던 통신사들이 왜 이런 변화를 모색하고 있을까요?

통신사 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전통적인 통신시장에만 머물러서는 더 이상 지속성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수를 초과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및 유선전화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가입자 포화와 요금인하 등의 이슈로 통신사들의 이익률 역시 감소 추세입니다.

호황기였던 2003년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겼지만 2008~2009년에는 2조원 초반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다른 통신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이 IPE나 스마트, 탈통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은 것입니다.

서두에 통신영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지만 신규 비즈니스의 핵심은 역시 통신입니다. 다만, 과거 가입자 기반으로 요금을 받아온 형태가 아니라 유선과 무선의 결합, 콘텐츠 및 방송과의 융합, 자동차, 조선, 물류 등 이종산업간의 결합입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통신은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워크 시대에서도 통신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네트워크만 제공한다면 과거 가입자 기반으로 요금을 받아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겠죠.

그렇다면 통신사들의 전략은 어떨까요.

일단 SKT의 경우 유통, 물류, 금융, 교육, 헬스케어, 제조(자동차), 주택/건설, 중소기업 등의 분야를 8대 핵심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모델 발굴에 나선 상태입니다.

KT는 대기업, 소호 및 중소기업, 공공, 빌딩, 공간, 그린 등 6개 분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 & 광고, 교육, 유틸리티(수도, 전기, 가스 등), 자동차, 헬스케어 등 탈(脫) 통신 전략의 구체적인 대상입니다.

서로가 주목하는 시장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약간씩 다릅니다. 이유는 자신이 강점이 있는 분야에 우선 집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이 여기에 거는 미래는 거창합니다. SKT는 2020년에 IPE 영역에서만 매출 20조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고, KT 역시 스마트 전략을 통해 2012년 기업고객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입니다.

네트워크를 통한 음성매출이나 인터넷 이용 요금만으로는 성장한계에 봉착한 통신업계가 통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최근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올라갔다며 들떠있지만 모바일 인터넷전화, 무제한 데이터 시대 등의 도래로 탄탄한 수익기반이었던 음성 및 데이터 매출은 정체, 또는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음편에서는 통신3사의 탈통신 전략과 강점 및 약점 등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2010/10/17 21:00 2010/10/17 21:00
통신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려는 통신기업들의 노력이 필사적입니다.

최근 출범한 통합LG텔레콤은 아예 ‘탈(脫) 통신’이라는 단어를 내세울 만큼, 통신시장은 더 이상 통신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2년간 유·무선으로 구분되던 통신시장은 인수, 합병 등을 통해 KT, SK텔레콤, LG텔레콤 3개 그룹으로 재편됐습니다.

이동통신 대표기업인 SK텔레콤은 2008년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고, KT는 지난해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 합병을 마무리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LG 통신3사가 통합LG텔레콤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습니다.

유선과 무선이, 그리고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군과 컨버전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무선 통신기업들의 물리적 결합은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셈입니다.  

이들 3개 통신그룹의 지향점도 비슷비슷합니다. 

컨버전스, 산업생산성증대(IPE), 탈(脫) 통신 등 각 사가 내세우고 있는 전략을 대표하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통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통신기업들의 레이더는 자동차, 금융, 유통, 제조 등 전 산업군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외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률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등 통신 대부분 서비스 부문에 걸쳐 새롭게 열리는 시장은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상철 부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통신시장이 S라인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 멋진 여성의 S라인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 부회장이 말한 S라인의 의미는 현재의 통신시장이 S라인의 정점에 위치해 있어 하강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하강곡선을 다시 상승곡선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바로 IPE, 컨버전스, 탈 통신 등의 이름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한정된 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것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통신기업들의 의지는 높이 살만합니다. 하지만 통신기업들이 컨버전스, IPE, 탈통신에 매몰돼 가장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지울 수 없습니다.

어차피 포화된 시장,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부실해질수록 서비스의 질도 부실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KT의 홈FMC 전략에 대해 “의미 없는 소모적 경쟁방식”이라고 치부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동통신에 와이파이가 결합된 FMC 서비스 출현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적어도 고객 입장에서는요. 기업의 존재 이유는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기업의 내실과 외형을 키우고 더 많은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비록 시장이 포화되더라도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쭉~ 이어져야 합니다. 물론 메뚜기족, 폰테크가 아닌 요금,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죠. 그렇지 않고 무조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장하겠다고 하는 것은 IT강국의 국민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겁니다.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고 우리고객은 방어하기 위한 경쟁은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도 질적으로 성장하고 고객도 IT강국의 국민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개 사업자가 있지만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독점기업이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애플이 거론되곤 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일개 휴대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미친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고, 와이파이 탑재는 이제 기본이 돼야 할 것 같은 실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KT라는 통신사의 목적이 어찌됐던 간에 아이폰을 통해 경쟁을 촉발하지 않았다면 이런 변화는 늦춰졌을겁니다. 분명히 이를 소모적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은 다를 겁니다. 

국내 통신사들도 구글이, 애플이 개방이라는 전략을 통해 포화된 레드오션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신성장동력은 아무도 땅을 밟지 않은 신대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2010/01/12 09:56 2010/01/12 09:56
드디어 통합 LG텔레콤이 닻을 올렸습니다.

유선, 무선 제각각 이뤄지던 통신시장의 경쟁구도가 이제 명실상부하게 3그룹으로 재편된 셈입니다.

신임 CEO인 이상철 부회장은 출사표를 통해 통합LG텔레콤은 '탈(脫) 통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통합 LG텔레콤은 올해 20여개의 '탈(脫) 통신'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대체 '탈(脫) 통신'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그림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레짐작이라도 할 수 있게 큰 그림이라도 보여줬으면 했지만 통합 LG텔레콤의 '탈(脫) 통신' 프로젝트는 아직까지는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이미 KT나 SK텔레콤 역시 전통적인 텔코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장 기회를 찾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A는 물론, 조직의 해외이전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몇 가지 성과도 내놓았고요.

당장 출범한 통합 LG텔레콤에게 이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철 부회장 취임까지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되니까요.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탈(脫) 통신' 얘기를 한 시간 내내 들었어도 도대체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기자들도 당황스럽습니다. 재차 확인 질문을 던지지만 여전히 애매모호 합니다.

이날 이상철 부회장은 롤모델로 삼는 기업에 대한 질문에 주저없이 애플을 꼽았습니다. PC, MP3, 휴대폰 등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고객 스스로의 가치를 찾게해주었다는 점이 향후 통합 LG텔레콤의 방향과 일치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차별화된 앱스토어라던지, 뭔가 고객 하나하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소개돼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두루뭉실한 '탈(脫) 통신'말고는 통합 LG텔레콤의 비전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아이폰의 장점과 성과를 나열하는 것으로 가름했습니다.

기존의 것보다 진화한 형태의 앱스토어라던지, 요즘 트랜드인 스마트폰에 대한 전략, 유무선 통합 전략 방향, 단위 사업별 목표 등등등.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석채 KT회장은 취임하면서 "좁은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자",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산업생산성증대(IPE)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해외시장 개척,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표현과 단어는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습니다.

통합 LG텔레콤은 '탈(脫) 통신'을 내세웠습니다. 내용을 파고 들어가보면 역시 비슷비슷한 내용입니다.

경쟁사보다 더 강도 높은 표현인 '탈(脫) 통신'을 내세웠지만 아직까지는 선발사업자들 따라가는 것에 머무른 느낌입니다.

차라리 통신시장 2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거나, 2012년 4G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던지, 기존 통신 비즈니스에 포커스가 맞춰지더라도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루뭉실한 '탈(脫) 통신'보다는 말이죠.

앞으로 세부적인 '탈(脫) 통신'전략을 발표하겠죠. 그 때 보면 정말 혁신적인 전략인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상철 부회장은 경쟁사들의 FMC나 이종산업과의 컨버전스 전략에 대해서도 "당연한 것", "새로운 시장을 못만들고 있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이렇게 자신하니 앞으로 통합 LG텔레콤의 행보는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말잔치가 아니라 20개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닌 1~2개 일지라도 합병의 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기대합니다.

2010/01/07 16:47 2010/01/07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