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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2 ‘솔루션 기업’ SK텔레콤의 기대되는 도전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Wireless & Networks Comm China 2009’라는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520여개 업체가 참여한 중국 최대규모의 정보통신 행사였는데요,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참가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3G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단말제조사는 3G 휴대폰 전시에 여념이 없었고,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주요 중국 이동통신사들 역시 데이터 통신에 특화된 3G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은 무엇을 선보였을까요.

SK텔레콤은 한국 내에서는 이동통신 시장의 50.5%를 점유하는 지배적 사업자이지만 해외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미국시장에서는 결국 힐리오가 실패했고, 중국에서도 통신시장이 개편되면서 차이나유니콤에 걸었던 기대도 많이 퇴색됐습니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왜 이번 중국 전시회에 참가했을까요? 이번에 SK텔레콤이 전시한 서비스들과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서비스를 꼽자면 전자종이(e-Paper)와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MIV(Mobile in Vehicle)입니다.

전자종이의 경우 이동통신사와 바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SK텔레콤의 고민과 미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자종이는 전력소모량이 적고 상당히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차세대 영상장치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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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미국, 일본에 이어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10년 이상된 해외 선도기업들과의 기술격차도 거의 극복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지적재산권(IPR) 확보를 고려해 토너(Toner) 방식의 기술을 개발 중에 있는데요. 빨강, 하양, 파랑, 노랑, 검정 등 5개의 입자로 구현된 토너에 대한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합니다.

MIV를 살펴보죠.

MIV는 올해 4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고 엔터테인먼트, 길안내, 안전보안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인데요, 경쟁사인 KT도 블루투스를 통해 현대차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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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SKT와 KT의 차이점은 Before Market과 After Market으로 나뉘어집니다. SKT는 아예 자동차를 제조할 때 장착되는 비포마켓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KT는 자동차 완성 후 이용 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국 전시회에서는 비포마켓도, 애프터마켓도 아닌 프리마켓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전장업체나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딜러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중국내 투자회사인 E-eye 까오신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GPS 단말 개발부터 생산, 판매 및 운영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E-eye 까오신이 나서서 중국내 대형 자동차 딜러회사와 협상을 하고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에 MIV 서비스를 탑재하는 식으로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서비스여서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MIV나 전자종이 등 이동통신사로서는 다소 낯선 서비스개발 및 공급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이상 음성 중심의 이동통신 서비스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협소한 내수시장을 탈피해 해외진출을 타진해야 하지만 힐리오 실패, 스프린트 넥스텔 지분매입 무산 등에서 보듯이 해외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는 현실도 한 몫했습니다. 한마디로 노랑 아시아 국가에게는 미국의 자존심을 넘겨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힐리오와 스프린트 넥스텔을 통해 해외 이동통신 사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속성장이 아닌 생존차원에서라도 해외진출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명제입니다.

그래서 SK텔레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이동통신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사업입니다. MIV을 보면 SK텔레콤의 포부는 거창합니다. 단순히 E-eye 까오신을 통해 중국내 서비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완성차 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장 지형을 바꾸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컬러링, 싸이월드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큰 재미는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싸이월드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으로는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전에 한국에서 오래 근무한 외신기자가 “해외에서 SK텔레콤에 대한 인식이 어떻느냐”라는 질문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SK텔레콤은 상당히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두렵지는 않다. 왜냐면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도 한국내에서만 머무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SK텔레콤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껏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도 권리주장도 못하고, 협소한 국내시장에서만 장사를 한 셈이니까요.

SK텔레콤은 예전에는 음성통화 매출만으로도 배두드리며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것을 수년전부터 인식,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합니다만 가야할 길은 명확해 보입니다.

KT의 한 전직 고위임원이 네덜란드의 가축 사료 회사인 핸드릭스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가축 사료를 만들던 핸드릭스라는 회사는 성장이 정체되자 가축 질병키트 시장에 진출하고 또 다시 가축 질병 백신시장에 진출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축시장이라는 베이스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축에 근거한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이 임원은 KT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충언(忠言)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적어도 내수시장이 포화된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KT와 SK텔레콤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해외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이 솔루션, 컨버전스 시장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취임한 산업간 컨버전스, 솔루션 시장 개척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통적인 MNO 비즈니스에서 탈피하고, 그 만큼의 성과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 같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잘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5년 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해외에서도 이름을 높이고 있는 SK텔레콤을 만나보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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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15:45 2009/09/22 15:45